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뱅크)의 등장에 시중은행들도 긴장하는 모양새다. 카카오뱅크의 빠른 성장세와 더불어 카카오뱅크가 내세운 ‘간편함’과 ‘익숙함’ 등에 고객들이 뜨거운 호응을 보내자 ‘메기 효과’가 현실화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은행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카카오뱅크 제공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카카오뱅크의 장점으로 간편함과 메신저 플랫폼 ‘카카오톡’과의 연동을 통한 익숙함을 꼽았다. 기존 시중은행 어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에 비해 계좌 개설 등 가입 절차도 간편한 데다,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카카오톡 플랫폼과 자연스레 연동되고 상품 가입 시 카카오톡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도 제공하는 등 고객들이 익숙하게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카카오톡이라는 친숙한 수단을 활용해 젊은 고객층 사이에서 은행이라는 장벽을 빠르게 무너뜨렸다”며 “상품과 서비스도 물론 업그레이드 됐지만 기존의 인터넷은행 개념을 깨뜨리고 ‘카카오톡에서 은행도 되네?’로 발상을 전환시킨 점이 가장 강력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카카오뱅크 자체 서비스가 간편한 데다 카카오톡이란 익숙한 플랫폼과 연계했고, 카드나 이모티콘 등 재미까지 더했다”며 “누군가는 마치 아이폰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을 받았다고도 하더라”고 했다.

카카오뱅크가 빠른 속도로 고객을 유치하자 시중은행 내부적으로도 카카오뱅크의 행보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움직임에 맞춰 시중은행들도 대응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케이뱅크 때보다 가입자 수나 여·수신액 증가 속도가 빨라 긴장하는 분위기”라며 “당장 이렇다 할 방침을 세우고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내부적으로 고객 편의성 측면에서 부족해 반성하는 측면도 있고, 앞으로 이런 부분들은 차차 개선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거꾸로 얘기하자면 시중은행의 장점은 점포인데, 앞으로 이 부분을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한 문제가 있다”며 “카카오뱅크의 움직임을 보고 향후 전략 등이 구체화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수익 구조가 약하고 향후 리스크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카카오뱅크의 약점으로 지적됐다. 예대마진을 낮게 가져가고 각종 수수료를 낮게 책정해 수익 구조가 약한 데다, 앞으로 대출이 부실해질 경우 리스크 관리에 대한 대응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경우 고객에게 대출을 내줄 때 상환 방안을 물어보고, 적금이나 펀드 가입 등을 통한 상환 방안 역시 함께 마련해 준다”며 “카카오뱅크는 대출이 비대면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대출만 많이 내주는 상황인데, 우량 고객이 많다고 하더라도 이는 향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 역시 “카카오뱅크가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충분한 데이터와 시스템을 갖췄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수수료를 대폭 낮춘 해외송금 서비스 역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국내법 상 카카오뱅크 서비스를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이용하기 어려운 데다, 씨티은행 망을 사용하는 카카오뱅크 송금 기능 특성상 씨티은행 망이 없는 국가로는 송금이 어렵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경우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송금할 수 있지만 카카오뱅크는 씨티은행 망이 구축된 곳으로만 송금이 가능하다”며 “또, 해외 송금 서비스는 외국인들이 많이 이용하는데 이 부분을 놓친 것도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뱅크가 사용하는 씨티은행 환율이 어떤 수준일지도 살펴봐야 하고 송금 국가 제한에 따른 고객들 반응 역시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