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량이 줄어든 가운데 원화 강세가 겹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기아차는 27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17년 상반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갖고 올 상반기 누계 영업이익이 7868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44%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26조4223억원으로 2.5%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1조1550억원으로 34.8% 감소했다.

2분기로만 보면 실적 악화가 더 도드라진다. 기아차의 2분기 매출액은 13조578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 줄었고 영업이익은 4040억원으로 47.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3896억원으로 52.8% 급감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판매 감소, 원화 강세, 판매 관련 인센티브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인해 매출액과 이익이 동반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 사드 배치 이후 中 판매량 급감…판매 부진으로 매출액·이익 감소

기아차의 실적 부진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자동차 판매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기아차의 올 상반기 전체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7.6% 감소한 135만6157대에 그쳤다.

지난 3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에서의 판매량이 급감한 점이 전체 시장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상반기 기아차의 중국 현지 판매대수는 16만6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 28만4000대에 비해 41.5% 감소했다.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에서의 판매량은 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전경

국내와 미국에서도 판매가 부진했다. 국내 시장 판매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니로의 신차 효과에도 불구하고 볼륨 모델 노후화에 따른 판매 감소와 시장수요 둔화에 따른 경쟁 심화로 전체 판매가 9.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럽에서는 승용차급의 판매 확대와 니로의 인기 등을 앞세워 25만2000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9.5% 증가했다. 중남미(18.6%), 러시아(23.1%), 중동·아프리카(1.2%) 등 중국을 제외한 신흥시장에서의 판매량도 증가했다.

원화 강세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1212.50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줄곧 하락하며 6월말에는 1145원까지 떨어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기아차는 현대차에 비해 해외 현지생산 비중이 적어 원화 강세 등 환율 요인에 대한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며 "멕시코와 인도 등 해외 공장을 추가로 설립해 환율 변동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기아차 "SUV 비중 확대·신흥시장 공략 강화로 실적 개선 나설 것"

기아차는 하반기에도 중국 사드 사태 영향 지속 등 어려운 경영여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신흥 시장 공략 강화 ▲신차 효과 극대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종 비중 확대 등을 통해 실적 회복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멕시코 공장 준공식에서 신차에 사인하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가운데)

기아차는 중남미, 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 경기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현지 전략 차종을 앞세워 이들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멕시코 공장의 본격 가동으로 올해 상반기 멕시코 시장 판매가 전년 대비 74.7% 증가하는 등 중남미 시장에서 전년 대비 18.6% 증가한 10만 9313대를 판매했다.

하반기부터는 신차 투입도 이어진다. 기아차는 최근 국내에서 잇달아 선보인 스팅어와 스토닉의 신차 효과를 이어가는 한편 하반기에는 이들 차종을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투입해 판매량을 늘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미국 시장의 경우 수요 둔화와 함께 인센티브 확대와 광고비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하반기에 스팅어를 출시해 판매량 회복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에서는 현지 전략형 소형SUV인 K2 크로스 등을 출시해 중국 SUV 수요에 대응하고 미국에서도 스포티지와 쏘렌토의 판매 물량 확대를 추진하는 등 SUV 차종의 판매 비중 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이 밖에 기아차는 ▲딜러 관리체계 개선 ▲품질, 고객서비스 강화 ▲전사적인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 ▲커넥티드카, 친환경차 등 미래차 경쟁력 확보 등 내실경영을 더욱 강화해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적극 돌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