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줄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뜸해지면서 면세점과 서울 중심 브랜드숍 매출이 줄어든 탓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57.9% 감소한 1304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26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4130억원으로 17.8%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1000억원으로 59.5% 감소했다.

1분기와 2분기를 합친 올해 상반기 매출은 6.1% 감소한 3조2683억원, 영업이익은 30.2% 감소한 5089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내수 소비 침체가 길어지고,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실적이 안 좋아졌다”며 “내수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브랜드와 채널을 정비하고 글로벌 시장 다각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주력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사업 매출액이 1조9100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10.1% 줄었다. 영업이익도 3166억원으로 32.3% 감소했다.

중국인 관광객 수가 감소하면서 면세점 채널 매출이 14.7% 줄었고, 명동 등 주요 관광상권 매출도 급감한 탓이다. 대형 매장 매출이 줄면서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용 부담이 커지고, 브랜드 투자를 지속하면서 영업이익도 줄었다.

해외사업 부문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출실적 성장세가 둔해졌다. 해외사업 부문 매출액은 8855억원으로 전년대비 7.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1079억원으로 16.0% 감소했다.

아세안 시장에서는 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에서 성장세를 유지했다. 북미사업은 브랜드 투자 확대와 유통 포트폴리오 재정비로 매출이 13.8% 줄고 영업이익도 줄었다. 유럽사업은 향수 브랜드 '롤리타렘피카' 라이선스 종료로 매출이 31.8% 감소했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외국인관광객 수가 급갑하면서 매출(3518억원)이 12% 줄었다. 영업이익은 685억원을 기록해 40% 감소했다. 그라운지를 확장하고 온라인 전용 제품군을 강화하는 등 투자를 늘린 것도 영업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젊은 층을 겨냥한 화장품 브랜드 에뛰드의 매출·영업이익도 이니스프리와 같은 이유로 줄었다. 매출은 16% 줄어든 1399억원, 영업이익은 66% 감소한 83억원을 기록했다.

색조화장품 브랜드 에스쁘아는 매출 233억원으로 28% 증가하고 영업적자가 늘었다.

반면 메디컬뷰티 브랜드 에스트라는 매출 (625억원)과 영업이익(40억원) 모두 9%, 16%씩 증가했다. 전문가 헤어전문 브랜드 아모스 프로페셔널도 매출은 13% 성장한 465억원 ,영업이익은 8% 증가한 116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