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이 더운 여름, 날씨보다 옷차림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옷차림이 가벼워지면서 숨겨진 군살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여름을 대비해 일찍부터 다이어트를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이도 있고, 생각보다 저조한 성과에 실망하는 이도 있다.
이런 점에서 다이어트와 노후 준비는 의외로 비슷한 부분이 많다. 남녀노소 모두 관심이 많고 지식수준이 전문가 못지않지만, 막상 실천하려면 이런저런 장애물이 많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노후를 위해 필요한 여러 준비 중 가장 어렵고 막막하다는 노후 자금 준비, 다이어트 비법에서 실마리를 찾아보면 어떨까.
◇덜 쓰고 더 모으기, 미루지 말고 시작하라
다이어트의 가장 큰 적 중 하나는 '다이어트는 내일부터'라는 태도이다. 하루 정도 늦게 시작해도 차이가 없다고 미루는 것인데, 문제는 이것이 습관으로 자리 잡는다는 데 있다. 편한 대로 살다가는 순식간에 1, 2년이 지나간다.
'다이어트는 평생 숙제'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노후 대비 저축 또한 시작이 쉽지 않다. 중요하다는 건 알지만 먼 미래의 일이다 보니 당장 필요한 지출보다 뒤로 미루기 쉽다. '내년에 여유 생기면 저축해야지'라는 다짐은 금세 잊히기 마련이고, 여유는 아무리 기다려도 절대 제 발로 찾아오지 않는다. 해법은 당장 시작하는 수밖에는 없다.
노후를 위한 저축을 시작할 때 중요한 것은 '원칙에 충실할 것'이다. 다이어트의 기본 원칙이 '덜 먹고 더 움직이기'인 것과 마찬가지로 저축을 많이 하고 싶다면 '더 모으고 덜 쓰기' 원칙을 지켜야 한다. 물론 운동 효율을 높이듯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도 있지만, 소액을 조금씩 모아 목돈을 만드는 초기 단계라면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예·적금 금리 수준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 1.5% 금리의 은행 적금에 한 달 30만원씩 1년간 360만원을 저축한다고 가정해 보자. 매월 30만원을 아껴 추가로 저축하기는 쉽지 않은데 이자는 세전으로 연간 3만원도 안 된다. 1년에 이자가 2만원이냐 3만원이냐 따지기보다는 한번 외식할 돈 5만원을 아껴서 저축을 더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으로 목돈을 만드는 지름길이다.
◇요요 현상 없는 계획적 유지가 관건
절약하는 습관은 최소 수개월 이상 이어져야 익숙해진다. 하지만 이때 너무 과도해도 문제가 된다. 돈은 원래 덜 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두 달은 강한 의지로 절약한다 해도 그 반동으로 지출이 몰리는 달이 오는 경우가 많다. 절약 기간 동안 생필품이 떨어질 수도 있고, 절약에 대한 보상 심리로 갑작스러운 외식이나 여행을 결정할 수도 있다. 이렇게 반동이 오면 오히려 총지출이 절약 전보다 더 늘어나기도 한다. 다이어트로 보면 급격한 체중 감량 후 도로 살이 찌는 요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노후 대비 저축은 시작도 중요하지만, 성공을 위한 관건은 유지 여부에 달려 있다. 노후 준비를 위해 무리하게 큰 금액을 저축하다가 급히 돈을 쓸 일이 있을 때 저축을 중도 해지한다면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노후 준비는 최대 수십 년이 걸리는 우리 삶의 가장 큰 프로젝트다. 새로운 소비와 저축 습관에 천천히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이때 가족과 상의하여 목표를 공유하고 자녀 대학 등록금 등 미래 목돈 지출 시기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장기 계획에 따라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저축하고, 가급적 비상금을 따로 만들어 노후 적립금을 중도에 찾아 쓰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은퇴 후 비교 대신 만족할 줄도 알아야
저축을 위해 절약을 강조했지만, 무조건 아낀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미래만을 위해 지금의 행복을 포기하지 말자는 사회적 의견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또 은퇴한 50대 이상 중·장년 중에서는 남들보다 노후 준비가 부족한 현실에 조급함을 느끼고 퇴직금 등으로 섣부르게 창업했다가 폐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마지막으로 하나 덧붙이면 은퇴 후에는 남과의 비교 대신 현실에 어느 정도 만족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TV 속 연예인들처럼 날씬하지 않다고 우울해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노후에 부족함 없이 떵떵거리며 살 수 있는 부자도 극소수에 불과하다. 어느 정도 노후 자금을 모아 은퇴했다면 이제는 부족한 부분보다는 있는 자산을 현명하게 쓰는 방법, 그리고 주위 사람들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알아내고 실천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