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용(66)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 사장이 돌연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하 사장을 정조준한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KAI는 20일 하 사장이 이날 개최될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직을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KAI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새 대표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새 대표이사 선임 전까지 장성섭 부사장(개발부문 부문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수행한다.
하 사장은 이날 '사임의 변'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저와 KAI 주변에서 최근 발생하고 있는 모든 사항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KAI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겠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지난 14일 KAI의 경남 사천 본사와 서울사무소 등을 압수 수색한 데 이어 지난 18일 KAI 협력업체 5곳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하 사장이 측근 기업에 일감을 몰아주고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과 고등훈련기 T-50의 원가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
하 사장은 "많은 분이 염려하듯이 T-50 미국 수출과 한국형전투기개발 등 중차대한 대형 사업들은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며 "수리온은 선진국의 무기개발 과정도 그렇듯 명품이 되기 위한 과정으로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아 원만히 해결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임직원에 대한 미안함도 언급했다. 하 사장은 "오늘도 국산 항공기 개발과 수출을 위해 밤낮으로 최선을 다하는 임직원들에게 죄송스럽다"며 "국가 항공산업의 더 큰 도약을 위해 KAI 임직원들이 다시 한번 매진할 수 있도록 모든 분의 격려와 응원을 부탁한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위해 쌓아 올린 KAI의 명성에 누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하기에 지금의 불미스러운 의혹과 의문에 대해서는 향후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설명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 대표는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우중공업에 재직했으며 1999년 KAI 출범 당시부터 회사와 함께하며 부사장을 지냈다. 2011년부터 성동조선해양 사장으로 활동한 뒤 2013년 5월 KAI로 복귀해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