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암흑기를 지나온 조선업종을 두고 긍정론과 부정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올해 들어 선박 발주량이 크게 늘고 국내 빅3 조선사의 수주 물량도 급증하는 등 긍정적 현상이 곳곳에서 감지되면서 조선업이 다시 호황기를 맞을 것이라는 기대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이 같은 평가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조선, 회복에 대한 몇가지 의문들’이라는 리포트를 통해 “조선업종이 빅사이클을 앞두고 있다”는 분석을 정면 반박했다.

그는 “조선업황은 2016년을 저점으로 반등하는 것은 맞지만, 최근의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며 “단기 랠리 가능성은 있으나 비중 확대 시점은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가 적정하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의 선박 발주가 증가했지만, 지난해 바닥을 친데 따른 기저 효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올해 상반기 선박 발주량은 2011~2015년 상반기 평균 발주량 대비 63% 감소한 규모라 조선업종은 여전히 불황기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물동량 증가율을 감안할 때 탱거, LNG선(액화천연가스운반선)은 오히려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는 분석도 내놨다. 하반기 유가도 크게 반등하기 어려워 물동량 증가율이 올라가기 어렵고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PC선(석유화학운반선)의 발주 역시 관망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하반기부터 중국과 일본이 수주 경쟁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최근 소폭 반등한 선가 인상률이 상승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화투자증권 사무실에서 이 연구원을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 조선업종 회복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그렇다면 진정한 의미의 빅사이클은 언제 올 것으로 보나?

“2027년으로 예상한다. 2002년부터 조선업을 분석하면서 2007년의 빅사이클을 몸소 경험했다. 오늘날 빅사이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빅사이클이 왜 생겼을까 하는 질문으로 돌아가야 한다.

선박의 수명은 보통 30년이다. 1973년에 1차 오일쇼크가 왔을 때 글로벌로 선박 발주가 굉장히 많았다. 그 선박들의 수명이 다 되는 시기가 2003년께였다. 노후된 선박을 교체해야 하는 시기가 있었고 거기에 중국의 경제성장이 고도로 이뤄지면서 글로벌 자원 수요, 중국에서 만들어진 공산품이 미국이나 유럽으로 가야하는 수출 수요가 발생했다. 그런 것들이 다 더해져서 빅사이클이 만들어졌다.

지금 빅사이클을 이야기하기에는 이전의 상황보다 어려워졌다. 선박의 교체시기가 과거보다 빨라졌다. 과거의 선박들은 30년 이상은 돼야 교체가 됐는데 지금은 20년 이상 된 것도 잘 안 쓴다. 선박의 수명은 30년이 아닌 20년으로 단축된 것으로 봐야 한다. 여기에 세계 경제를 견인할 동력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그런 동력은 없다. 그나마 있었던 동력이 미국인데 미국도 연준의 자산 규모 축소 등 긴축으로 방향을 바꿨고 유럽에서도 드라기 총재도 긴축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과거의 중국 성장과 같은 동력은 없다.

결론적으로 빅사이클을 만들 수 있는 요소 중 선박의 수명, 세계 경제의 고도성장을 이끌만한 축 등이 없는 상황이다. 2027년에 조선업의 빅사이클이 도래할 것이라는 나의 전망은 적어도 2007년에 발주됐던 대규모 선박들의 교체 시기가 올 것이라는 것에 기반한다. 이것도 다른 경제 변수에 변화가 없다는 가정 하에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 싸이클을 볼 수 있는 지표로 수주 잔고 지표를 제시했는데?

“클락슨이 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단위로 발표하는 수주 잔고 지표를 보자. GT는 선박의 중량이다. 조선소에서 선박을 짓는데 얼마만큼의 노력이 필요한가라는 공수(작업에 필요한 인원의 총 노동일수) 가미된 톤수라고 보면 된다. 과거에는 GT 단위로 집계를 했는데 기존 탱커나 벌커만 있던 시대에서 나아가 선박의 단위가 다양해지다보니 정확한 집계가 어렵다는 인식이 있었고, CGT 개념이 도입된 것이다.

보고서에 넣은 그래프는 클락슨이 1996년부터 CGT 단위로 집계한 것이다. 수주는 월별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트렌드를 파악하기에 어렵다. 수주 잔고는 일감으로 차곡 차곡 쌓이는 것이다 보니까 수주 잔고의 변동성이 싸이클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이 싸이클을 보면 거의 3년 주기로 움직인다. 수주 잔고가 피크를 찍는 시점은 1998년, 2001년, 2004년, 2007년, 2010년, 2013년 등 3년 마다 찾아온다. 이런 싸이클이 만들어지는 이유는 일종의 건설부문에서 이야기 하는 ‘양떼 효과’와 유사한 현상 때문으로 보면 된다.

실제 선박을 쓰는 사람도 있지만, 선박의 투기 세력이 붙는 경우가 많다. 배를 직접 운항하는 것이 아니라 배를 빌려주는 회사가 있는데, 이들은 가격이 쌀 때 선박을 발주해 두려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선박 가격이 오를 낌새가 보이면 필요 이상으로 발주를 낸다. 실제로 필요한만큼 발주가 나온다면 글로벌 물동량 증가만큼 발주가 나타나야 하는데 투기 수요가 과잉 발주를 야기하는 것이다. 그래서 막상 배가 인도될 시점이 다가오면, 예상보다 더 많은 배가 공급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선박 발주가 줄게된다. 발주의 감소는 선가의 하락으로 이어지고 선박이 필요한 시점에 다시 양떼 효과처럼 선박 발주가 필요이상으로 늘면서 3년 주기의 싸이클을 만들어 왔다고 본다.”

- 왜 하필 3년 주기일까?

“배가 건조되는 기간이 3년이기 때문이다. 3년 주기 싸이클이 만들어졌고, 크게는 교체 주기에 기반한 30년 단위의 싸이클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 싸이클을 볼 때 ‘선박건조가격지수’와 같은 지표도 활용되는데 이 경우 15년 주기의 싸이클이 만들어진다.

“1980년대 조선업이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사실 ‘글로벌라이제이션’이다. 세계화를 통해 국가와 국가 간 교역 물량이 늘었던 시기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는 세계 공장이 중국으로 집중됐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물건이 선진국으로 이동하고, 선진국에서는 값싼 중국산 제품을 소비하면서 경제가 성장하는 그런 흐름이 만들어졌다. 그러다가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리쇼어링(Reshoring, 본국 회귀)’이 나타나게 되었다.

15년, 혹은 몇년 주기로 싸이클이 만들어졌다기 보다는 그때 그때 세계 경제의 변화와 흐름이 만들어낸 현상이라고 봐야 한다. 결국은 국가와 국가 간 해상 물동량이 얼마나 늘고 줄것인가가 제일 중요한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라면 글로벌 경제 성장률과 해상 물동량이 거의 2000년도만 해도 세계 경제 성장률보다 높은 수준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리쇼어링과 중국이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변화해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세계 경제 성장률보다 물동량 증가율이 하회하게 된다.

이렇게 해상물동량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하회하는 구조가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 그래서 매크로 환경에 변화가 있지 않는 한 당분간은 3년의 건조 기간을 주기로 하는 작은 싸이클이 이어질 것이다.

과거 5년간 불황기가 이어진 적이 있었는데, 1973년도 오일쇼크로 선박 발주가 굉장히 많이 나온 이후 1978년에 다시 회복된 적이 있다.

지금이 이때의 불황기와 유사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싸이클상 최근의 단기 피크는 2013년이었다. 1970년대와 동일하게 5년의 공백을 거쳐 2018년에 싸이클이 올라오게 될 것 같다.”

- 왜 3년 주기의 싸이클이 일반적인데 5년으로 길어졌을까?

“일종의 컨테이너선 쪽에서의 치킨 게임 때문으로 분석된다.

2002년 처음 조선업 분석을 맡았을 당시 8000TEU급(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이 가장 큰 규모로 분류됐다. 당시에는 컨테이너선과 관련한 데이터도 3500TEU 급이 가장 대형 선박관련 데이터였다. 하지만 지금은 1만5000TEU급까지 데이터가 나온다. 2009년 금융위기 때 머스크가 1만8000TEU급을 대우조선에 대규모로 발주하고 2013년에 인도를 받았다. 머스크는 이 선박들로 규모의 경제를 이뤘고, 운항비도 절감하면서 이익이 많이 발생했다. 다른 컨테이너 선사들도 선박을 대형화하지 않으면 시장 점유율을 빼앗길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돼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늘었다.

즉, 세계 경제는 살아나지 않는데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들로 인해 과잉발주가 나타난 것이었다. 오늘날 대형 컨테이너선들의 신규 발주를 기대할 수 없는 큰 원인이 됐다. 수요는 살아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이 과도하게 발생한 것이 3년 주기의 싸이클을 5년 주기로 늘리는 결과를 야기했다고 본다.”

- 2018년도는 필연적으로 호황기로 접어들 수 밖에 없는 시점인가?

“2016년에도 발주가 거의 없었다. 20년 이상의 오래된 배들을 폐선한다고 봤을 때 만약 내년에도 발주가 없다면 2021년 가면 공급 증가율은 마이너스로 돌아선다. 세계 경제는 3%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물동량도 3%대로 증가한다고 하면 적어도 선박 공급 증가율도 3%대를 보여야 하는 것이다. 그것만큼의 갭을 줄이기 위한 선박 발주가 나와야 하는 것이고 2018년부터는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본다.

하지만 2018년은 빅사이클은 아니라고 본다. 빅사이클은 글로벌 교역 규모가 늘어나야 하는데, 그런 상황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혹 글로벌 교역량이 늘어난다고 해도 육상이나 항공 운송이 확대된다면 조선 쪽은 영향이 없다.”

- 세계 경기가 좋아지고 물동량이 증가한다고 해서 조선업이 동반 호황으로 가는것은 아니라는 뜻인가?

“그게 이미 반영돼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세계 경제 4% 대의 성장을 할 때 해상 물동량 증가율은 그보다 높은 6% 대의 성장률을 보였다. 지금은 3% 대 세계 경제 성장에 3%대의 해상 물동량 증가율을 보인다.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선박의 교체주기에 따른 일부 발주들이 3년의 주기로 되풀이 될 것이다.”

- 하반기에는 유가 상승을 예상하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조선업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로 거론되는데?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역시 공급 과잉 상황이었는데, 지난해 11월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감산 합의를 하고 난 이후 유가가 상승하면서 1분기 VLCC에 대한 발주 기대감이 생겼다. 실제로 발주로 이어져 5월까지 발주가 전년보다 늘어났다. 그런데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늘고 OPEC의 감산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면서 유가가 40달러 중반으로 떨어졌다. 유가 하락으로 VLCC 발주도 관망세에 접어든 것 같다.

한화투자증권은 유가가 하반기에도 그렇게 강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 이미 유가와 관련해서는 더 이상 OPEC이 좌우하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비 OPEC인 미국, 러시아 등의 생산 비중이 늘고 있고, 사우디 입장에서도 감산을 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고있다.

유가는 가격 변수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크게 반등하기는 어려운 상황같다. 지금도 배럴당 45~55달러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고, 45달러 아래로 가면 셰일오일 생산이 줄면서 유가를 올릴 수 있고, 55달러 이상으로 가면 셰일오일 생산을 늘리면서 유가를 내릴 수 있다. 유가 변수는 변동성이 많이 축소되는 정도로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하반기 중국, 일본과의 수주 경쟁이 변수라고 했는데 한국의 경쟁력이 더욱 유리한 상황 아닌가?

“한중일 3국의 점유율을 보면 알 수 있다. 수주 잔고 비중은 3국이 거의 대등한 상황이다. 한국과 일본이 VLCC에서 대등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1만2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에서도 3국이 나눠가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LNG선에서만 한국 점유율이 높은 상황이다. 이것만 보더라도 3국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만들어진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이나 일본의 해운사들은 선박 투자를 크게 늘렸던 반면 유럽의 해운사들은 줄였다. 이 기간 중국이나 일본의 해운사들이 투자를 할 때 자국 조선사에 발주를 많이 준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자국 해운사의 발주 물량을 빼고 점유율을 보면 한국이 VLCC의 경우 76%, 1만2000TEU급 이상의 경우 100%를 차지한다. LNG선도 한국의 비중이 더 높아진다.

문제는 중국이나 일본의 조선사들은 자국 해운사들이 발주한 선박을 건조하면서 건조 경험들을 축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투자 양상이 과거와 달라진 것이 있다. 유럽의 해운사들이 지난 5월까지 50억 달러 가량을 투자했고, 그동안 훨씬 많은 투자를 했던 중국, 일본의 해운사들이 10억 달러 정도만 투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점유율이 높게 나왔던 것이다. 중국이나 일본의 해운사들이 투자를 줄인 것이 한국 점유율을 높인 배경이 됐다고 보면 된다.

중국이나 일본의 해운사들이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인다. 이들이 발주를 하면 자국 조선사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것도 일종의 보호무역주의라고 본다. 자국의 조선소를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이나 일본의 수주 성과가 상반기 좋지 않았지만 하반기에는 수주 성과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 결국 자국의 일감이 없으면 중국이나 일본 조선사들의 경쟁력은 없다는 것인데?

“배는 지어본 곳이 잘 짓는다. 건조 경험을 축적해 가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과 일본의 조선소들이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본다.

지난주 세계 3위 컨테이너 해운사인 중국 코스코가 15위 기업인 홍콩 오리엔트오버시즈(OOCL)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에도 3개 해운사가 있는데 이들은 글로벌로 점유율을 높여 나가려는 경향이 있다. 결국 유럽 선사, 일본 선사, 중국 선사가 점유율을 높여나가려고 경쟁하는 가운데서 한국은 유럽 선사로부터 선호도가 높게 나타나고 일본과 중국은 자국 기업에 대한 선호가 높은 상황이다. 그렇게 끼어있는 구조다.

일본 조선사들의 수주잔고가 떨어지니까 하반기 수주에 나설것이라고 보기 보다는, 일본의 해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선박들을 새로운 선박으로 바꾸고자 하는 니즈가 있을 것이고 그런 발주들이 나올 때 일본 조선사들의 수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선가 측면에서 한국의 수주 물량이 늘면서 선가가 조금 오르긴 했지만, 지속가능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한다.”

- 중국과 일본처럼 정부가 나선다면 국내 조선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

“정부가 나선다기 보다는 중국과 일본의 경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운선사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조선업이 성장하고 있다고 본다. 대형 해운사가 없는 상황에서도 우리 조선업은 높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해상물동량 증가율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나서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이다.”

- 국내 조선사들이 해양 플랜트 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현명할까?

“해양 플랜트는 셰일오일 개발에 따른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있는 영역이다. 굳이 육상에서 싼 가격에 원유와 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데 먼 바다까지 나가서 생산을 해야 할 유인이 별로 없다. 유가가 많이 떨어진 것이 해양 플랜트의 메리트를 많이 떨어뜨렸다. 향후 셰일오일이 어떻게 될 것이냐가 핵심이다.

셰일오일과 관련해서는 여러 견해가 엇갈린다. 생각보다 빨리 고갈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고 그렇지 않다고 보는 쪽도 있다. 판단하기 어려운 분야다. 2010년도의 상황에서 해양플랜트를 강화했던 조선소들의 전략 방향은 잘못되지는 않았다.”

- 발주 싸이클 상 내년 가장 많은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선종은?

“벌커선이다. 내년도 공급 증가율이 1% 수준 밖에 안된다. 최근 데이터를 보면 중고선가나 운임이 벌커 쪽은 돌아서는 것이 확연히 느껴진다. 문제는 국내 조선소에서 벌커선을 짓고 있는 곳이 없다는 점이다.”

-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물량이 상반기 늘었고, 앞으로도 늘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는데 조선사들은 조선소를 폐쇄하거나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어 체감온도가 크다.

“먼저 수주가 늘어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지난해 수주가 급감하면서 느끼는 기저효과에 불과하다. 2017년의 수주량은 과거 2011년부터 2015년까지의 평균보다 낮다. 과거 조선소들의 눈높이에는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수주는 사실 좋아지고 있지 않다. 작년보다 좋다라고 이야기할 뿐이지 2011년부터 2015년과 대비로는 50% 이상 마이너스다.

금융위기 이전을 보면 매출액보다 수주가 훨씬 컸다. 이는 앞으로 일해야 할 양이 점점 더 많아진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인력도 확충돼야 하고 설비도 더 많이 필요해진다.

그런데 금융위기 이후를 보면 매출액보다 수주가 많았던 시기는 2013년 정도를 제외하면 별로 없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예상되는 매출은 상장 3사를 기준으로 150억 달러인데, 수주는 12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매출액과 비교해 수주가 줄고 있으니 이것에 걸맞는 사이즈로 다시 조정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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