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이 광고대행사업부문인 마케팅앤컴퍼니(M&C) 사업부문을 SM엔터테인먼트에 매각하면서 11번가 분할 및 투자 유치 작업도 속도를 내게 됐다. SK그룹은 SK플래닛의 전자상거래 사업부문인 11번가를 분할한 뒤 제휴 파트너를 구하기로 지난달 초 결정하고 롯데그룹, 신세계그룹과 협상해 왔다.

SK그룹 한 관계자는 “SK플래닛의 전자상거래 사업부문, 광고사업부문 재편은 지난해부터 그룹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4차산업혁명 대비 방안’에 포함된 사안”이라고 했다.

11번가에 대한 투자 유치 작업은 빠르면 이달 말쯤 윤곽이 잡힐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이번 딜(deal)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SK그룹과 롯데, 신세계가 계속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 ‘매각설 끊이지 않던’ SK플래닛 광고사업, SM엔터로 넘어가

17일 SK플래닛은 M&C사업을 분할한 뒤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SM C&C에 65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K플래닛 M&C 부문은 지난해 광고대행 취급액이 총 4551억원으로 한국방송광고공사 기준 국내 5위 규모다.

지난 2011년 SK텔레콤에서 분할된 SK플래닛은 2013년 광고대행사업을 하는 SK그룹 계열사 마케팅앤컴퍼니를 합병했다. 이후 2014년 롯데그룹 등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다가 철회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광고대행업과 SK플래닛의 인터넷 사업이 전혀 다른 영역이다 보니 계속 매각설이 나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SK플래닛은 시럽, OK캐쉬백 등 인터넷사업 위주의 회사로 다시 태어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모바일 지갑인 시럽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재편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시럽테이블 매각설도 제기되고 있다.

◆ 11번가 투자유치, “빠르면 이달 말쯤 윤곽”…롯데·신세계 2파전

11번가에 대한 투자 유치는 빠르면 이달 말 쯤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롯데, 신세계) 두 회사 중 한 곳은 이미 최고경영자(CEO) 보고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번 딜은 SK플래닛이 11번가를 분사한 뒤 롯데나 신세계로부터 투자금을 받는 구조다. 기존 SK그룹 지분은 그대로 두고 신규 투자금을 받아 지분율을 50대 50으로 맞추는 식이다.

SK플래닛은 최근 수년간 여러 차례에 걸쳐 11번가 투자 유치를 추진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완전 매각하는 형태가 아니어서 인수자 입장에서는 기존 주식을 매수하지 않고 신규 투자금만 넣으면 돼 자금 부담을 줄어 속도가 붙고 있다. 신규 투자금은 1조~2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11번가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은 3조원가량이다.

11번가는 지난해 거래액이 8조원대로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14조원)에 이어 전자상거래 업계 2위 수준이다. 11번가가 롯데, 혹은 신세계와 손잡을 경우 단숨에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