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인증 중고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는 수입 브랜드는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 등 9곳이다. 특히 벤츠는 올해 상반기 인증 중고차 판매량이 작년 한 해 인증 중고차 판매량에 육박하고 있다. 인증 중고차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수입차 업체 입장에서는 중고차 가격 하락을 막을 수 있고, 소비자는 중고차를 믿고 살 수 있어 이득이기 때문이다.

수입 인증 중고차 서비스란 수입차 업체가 자사 중고차에 대해 연식과 주행거리 등을 직접 보증하고 자체 매장을 통해 판매하는 것이다. 벤츠의 경우 4년/10만km이내의 무사고 차량이어야 하며 178개의 성능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BMW는 5년/10만km이내의 무사고 차량이어야 하고 72개 항목의 점검을 받는다. 벤츠와 BMW 인증 중고차의 무상 보증 기간은 각각 1년이다.

지난달 대구에 새로 문을 연 벤츠 통합전시장. 1~2층은 신차 전시장으로, 7층은 인증 중고차 전시장으로 사용한다.

◆ 벤츠 ‘스타클래스’ 올해 상반기 4193대, 작년 판매량 육박

벤츠의 인증 중고차 브랜드는 ‘스타클래스(StarClass)’다. 벤츠는 올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11곳이었던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20곳으로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거의 두 배에 가깝게 늘리는 셈이다. 벤츠의 이같은 행보는 그만큼 인증 중고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벤츠 인증중고차 판매량은 4193대로 지난 한 해 판매량인 4282대에 근접했다. 작년 판매량은 전년(959대) 대비 346% 증가했다.

벤츠는 2011년 9월 첫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연 후 인증중고차 판매량이 2012년 364대, 2013년 399대, 2014년 550대로 성장하다가 2015년 이후 급격하게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 새로 연 스타클래스 전시장은 2곳이며 하반기에 7곳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BMW의 인증 중고차 서비스는 ‘BMW 프리미엄 셀렉션(BPS·BMW Premium Selection)’이다. BMW는 지난 3월 천안에 인증 중고차 전시장 한 곳을 더 열었다. 현재 16곳의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평택, 김포에 추가로 전시장의 문을 연다. 2006년 487대에 불과했던 인증 중고차 판매량은 2014년 3820대, 2015년 5200대, 지난해 6900대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4445대다.

인피니티는 작년 11월 처음으로 인증 중고차 공식 홈페이지인 ‘인피니티 어프루브드(Infiniti Approved)’를 열었다. 홈페이지를 통해 매물 상태와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아우디, 포르쉐, 재규어 랜드로버, 렉서스, 페라리도 인증 중고차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 천안에 새로 연 BMW 인증중고차 전시장.

◆ “인기 차종이 중고차로도 잘 팔려요”

수입 브랜드별 볼륨 모델은 인증 중고차 차량 중에서도 가장 잘 팔린다. 예를들면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가 중고차 중에서도 인기가 높다. 벤츠 관계자는 “인기 차종은 인증 중고차 재고가 부족할 정도”라며 “차량이 매물로 들어오면 곧바로 판매될 정도”라고 말했다. 신차는 할인이나 프로모션이 거의 없지만 인증 중고차를 구매하면 사용한지 1년 안팎의 차량을 새 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각 브랜드들은 신차 전시장에서 업무용으로 썼던 차량을 6개월에서 1년 주기로 바꾸고 인증 중고차로 넘기기도 하는데 이런 차량은 관리도 잘 되어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품질의 차량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자동차 업체가 중고차 이력을 직접 검증한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믿고 차를 살 수 있다.

수입차 업체는 중고차 가격을 유지할 수 있어 이득이다. 수입 중고차의 경우 1년만 지나도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심한 경우 새 차의 반값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브랜드의 기존 고객을 인증 중고차 서비스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기존 고객이 타던 차를 인증 중고차 서비스를 통해 팔면 새 차를 살 때 할인해 주는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벤츠 스타클래스의 경우 자사 차량 뿐 아니라 제네시스, BMW, 아우디, 포르쉐 등 타사 차량도 매입하고 있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인증 중고차 판매 네트워크 확대, 투명한 정비이력 공개 등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계속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