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도시(Future City)’를 선언한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의 ‘로보캅 프로젝트’가 속도를 내고 있다.

두바이 경찰은 지난 5월 사람을 닮은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보캅을 공개한 데 이어 최근 완전 자율주행 능력을 갖춘 자율주행 로봇 순찰차를 공개했다.

21세기 초반 중동 왕실과 러시아, 동유럽의 부동 자금을 끌어 모아 100층 넘는 초고층 빌딩을 잇따라 건설하며 ‘중동의 보석’으로 자리매김한 두바이가 첨단 기술로 가득한 ‘스마트 도시로의 변신’을 꿈꾸고 있다.

두바이 경찰이 최근 공개한 자율주행 로봇 순찰차. 소형 드론(오른쪽 위)을 탑재하고 있어 지상은 물론 공중 감시도 가능하다.

◆ 두바이 경찰, “지상·공중 감시할 자율주행 로봇 순찰차 올해 배치”

두바이 경찰은 지난 2일 “싱가포르 오트쏘 디지털(OATSAW Digital)과 제휴, 지상·공중 보안 로봇인 ‘O-R3’를 개발했다”며 “올해 안으로 현장에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O-R3’는 완전한 자율주행 능력을 갖춘 지상 차량과 감시 기능을 갖춘 드론으로 구성돼 있다.

고화질 카메라, 2D/3D 레이저 스캐너, 적외선 카메라, 초음파 센서, GPS, 장거리 데이터 송신기 등 최첨단 장비를 장착, 범죄자를 추적할 수 있고 필요하면 드론을 띄워 공중에서 감시하거나 추적할 수도 있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탑재해 스스로 경로를 찾아 거리를 순찰하고 장애물이 나타나면 피할 수도 있다. 거동이 수상한 차량이나 사람을 식별하기 위해 최신 생체 인식 소프트웨어와 번호판 인식 기술을 장착하고 있다.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며 배터리가 부족하면 스스로 충전 시설로 돌아가 충전할 수 있어 24시간 가동할 수 있다.

통상 운행 속도는 사람의 보행 속도와 비슷하고 일반 시민들에게 위압감을 주지 않도록 작은 크기로 제작됐다.무게는 80Kg 정도다.

고층 건물이 즐비한 두바이 시가지. 두바이 경찰은 공중 감시를 위한 드론을 가동할 예정이다.

◆ 두바이 경찰, “존재만으로도 범죄 예방 도움”

‘O-R3’은 도심 순찰 도중 범죄 혐의자를 발견하면 중앙 통신과 연결된 컴퓨터 대시보드에 실시간 경고를 표시, 모니터링하는 경찰이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완전 자율 주행 기능으로 움직이지만 필요하면 수동 제어도 가능하다.

‘O-R3’에 장착된 소형 드론은 ‘O-R3’ 뒤를 따라 가면서 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자동차 위 최고 100m 지점을 날면서 의심스러운 차량이나 사람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 중앙 컴퓨터에 정보를 전송한다. ‘O-R3’ 제작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오트쏘 디지털(OATSAW Digital)’이 맡는다.

'로봇이 경찰력을 대체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선에 대해 두바이 경찰과 오트쏘 디지털은 "사람을 대신하기 보다는 자원과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노력으로 봐 달라"고 했다.
두바이 경찰은 "두바이 시내에 자율주행 로봇 방범 차량이 돌아다닌다는 사실 만으로도 범죄를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 경찰이 지난 4월 공개한 로보캅. 두바이 경찰은 2030년까지 경찰 업무의 25%를 로봇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 인간 닮은 ‘로보캅’ 지난 5월 공개··· “2030년까지 경찰 업무 25% 맡을 것”

두바이는 지난 4월 오는 2030년까지 경찰 업무의 25%를 로보캅이 맡을 것이라는 ‘로보캅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지난 5월에는 스페인의 팔 로보틱스가 만든 몸무게 100Kg, 키 170Cm짜리 휴머노이드 로보캅 '림(REEM)'을 공개했다. 두 개의 팔과 바퀴를 가진 림은 9개 언어를 말하고 알아 들을 수 있다.
로봇 가슴에 탑재된 태블릿을 통해 범죄를 신고할 수 있고 교통 법규 위반을 적발, 벌금을 부과할 수도 있다.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사람의 반응이나 표정에도 반응한다.
아직 범인을 추적하거나 체포할 수는 없지만 궁극적으로는 범인을 추격하고 체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능을 높일 예정이다. 안전을 고려해 총기 장착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칼리드 나셀 알 라즈키 두바이 경찰 스마트 서비스 부서 총책임자는 "두바이 경찰 조직의 모든 것을 '스마트'하게 만드는게 목표다. 두바이는 2030년까지 사람이 전혀 필요없는 최초의 '스마트 경찰서'를 갖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두바이의 로보캅은 현재 도심의 관광 명소나 쇼핑몰에서 볼 수 있다. 아직은 장난감 수준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인공지능(AI)과 결합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똑똑해지고 완력도 강한 로보캅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두바이 경찰은 DNA 데이터 뱅크를 설립해 범죄 예방과 범인 검거를 위한 통합 생체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낙타들이 한가로이 거닐던 황량한 사막 위 작은 마을이던 두바이는 한 세기도 안돼 휘황찬란한 초현대 도시로 변모했다. 두바이가 앞으로 얼마나, 또 어떻게 변신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