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사들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삼성페이·페이코 등 주요 간편결제 서비스에 특화된 전용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각종 페이 서비스를 라이벌로 여겼던 카드업계가 간편결제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간편결제서비스 이용 실적은 하루 평균 133만건, 4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86%, 230.34% 증가했다. 윤종문 여신금융협회 선임연구원은 “카드사의 신용·체크카드만 있었던 과거와 달리 간편결제서비스가 증가해 은행계좌와 휴대폰으로 결제 수단이 다변화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간파한 카드사들은 간편결제서비스와 손잡고 제휴 카드를 속속 출시중이다. 각종 페이 이용시 혜택을 주는 상품이다.

각종 ‘페이’ 연계 카드 상품들

롯데카드는 지난 5월 카카오페이에 카드를 등록하고 결제하면 할인을 해주는 ‘카카오페이 롯데카드’와 삼성페이 앱에서 모바일 카드를 발급받는 ‘삼성페이 롯데카드’를 연이어 출시했다. 이 카드들은 각각 카카오페이와 삼성페이를 통해 결제를 하면 가맹점 이용금액을 20% 할인해준다.

신한카드는 지난 달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무제한으로 쌓아주는 ‘네이버페이 신한카드’를 공개했다. 이 카드는 결제금액의 1%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네이버페이를 통해 간편결제를 하는 경우에는 2%를 추가적립해준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10월 카카오페이 구매 금액을 20% 할인해주는 카카오페이 신한카드도 출시한 바 있다.

삼성카드는 삼성전자의 삼성페이에 특화된 카드를 올 들어 두 개 출시했다. 3월에는 이용 금액의 10%를 할인해주는 '삼성페이 삼성카드 탭탭'을, 4월에는 10%를 삼성페이 포인트로 쌓아주는 '삼성 리워즈 삼성카드 탭탭'이다. 하나카드는 카카오페이 카드를, KB국민카드는 ‘삼성페이 101’카드를 출시했다.

아예 한 카드로 회사에 상관없이 간편결제 이용금액을 전부 할인해주는 상품도 있다. 우리카드의 ‘썸페이 카드’는 삼성·네이버·카카오·페이코 등 4대 페이로 결제를 하면 7%의 할인 혜택을 준다. 국민카드의 ‘청춘대로 톡톡’은 간편결제서비스를 통한 결제금액을 10% 할인해준다. 신한카드에는 신한판(FAN)·삼성·네이버·카카오·페이코·시럽페이 등의 결제금액을 최대 5% 할인해주는 ‘O2O신한카드’가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다양한 ‘페이’ 제휴 카드를 앞다퉈 발급하는 이유로 “아직 간편결제 시장에서 독점적으로 올라선 1위 서비스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오프라인에서는 마그네틱 전송기술(MST)을 보유해 결제 편의성이 높은 삼성페이가 인기지만 온라인에서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의 영향력이 상당하다.

카드사들은 영향력 있는 결제 서비스와 선제적으로 제휴해서 선점효과를 누리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간편결제서비스를 카드업계에서 라이벌로 보는 시선도 있지만, 다양한 서비스와 미리 제휴를 맺어 성공한 서비스에 고객이 롯데카드를 기본 결제카드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카드사 임원은 “아직 어떤 페이가 성공할지에 대해 업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에 미리 제휴를 해놓고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