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에서 자동차로 15분쯤 달려 '아난티 코브'에 도착했다. 안내 표지를 따라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자 동그랗게 뚫린 천장으로 자연광이 쏟아지더니 오른쪽으로 탁 트인 바다가 나타났다. 군데군데 솟은 갯바위를 빼면 하늘과 바다만 보이는 절경(絶景)이었다. 리조트 관계자는 "고객이 리조트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바다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한 공간 설계"라고 설명했다.

1일 부산 기장군에 문을 여는‘아난티 코브’는 해안 관광지로서 부산의 새로운 매력을 발굴한 대규모 휴양단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 객실에 개인용 풀을 설치한 회원제 리조트‘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외관.

부산 관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내건 복합 휴양단지 '아난티 코브'가 1일 문을 연다. 리조트 이름에 들어간 코브(cove)는 '작은 만(灣)'이라는 뜻이다.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 내 7만5837㎡(약 2만3000평) 부지에 6성급 '힐튼 부산' 호텔, 회원제 리조트 '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 프라이빗 레지던스, 15개 브랜드가 입점한 상점가 '아난티 타운', 온천시설 등을 갖췄다. 리조트 앞으로 펼쳐진 해안 길이만 1㎞가 넘고, 건물 연면적(17만8000㎡)은 국내에 운영 중인 단일 휴양 시설로는 가장 크다.

주목받는 오시리아관광단지

아난티 코브가 문을 열면서 2006년부터 10년째 진행 중인 오시리아관광단지(옛 동부산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기장군 기장읍 일대 366만㎡ 부지에 약 4조원을 투입해 테마파크와 호텔, 복합쇼핑몰 등 34개 시설을 유치하는 프로젝트이다. 최고급 호텔과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춘 아난티 코브의 등장은 2019년까지 연간 100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목표에 한결 힘을 보태주는 것이다. 글로벌 가구·인테리어업체 이케아를 비롯해 테마파크, 한류 문화공간, 호텔·리조트 등이 추가로 들어설 계획이다. 부산에서 가장 큰 아웃렛 쇼핑몰인 롯데몰 동부산점은 아난티 코브에서 자동차로 3분이 안 걸린다. 지난해 부산을 찾은 내·외국인 관광객은 총 1420만명. 특히 외국인 관광객(268만명)이 1년 전(187만명)보다 43%나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만 따지면 국내 대표 관광지인 제주(37%)를 앞질렀다.

자연미 극대화한 신개념 리조트

2014년 3월 착공해 3년여 만에 결실을 본 아난티 코브는 국내 관광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은 물론 국내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스타일의 휴양 단지이기 때문이다. 남태평양 외딴 섬에 개발된 리조트처럼 자연 그대로의 바다를 즐기는 것은 물론 인구 350만명의 대도시, 부산의 관광 인프라를 동시에 즐길 수 있게 한 것이다. 아난티 코브 사업을 총지휘한 이만규 에머슨퍼시픽 대표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고 있으면서도 해운대라는 번화가까지 15분에 닿는 입지가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유일할 것"이라며 "15년이 넘는 리조트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집약해 '자존심'을 걸고 만든 작품"이라고 말했다. 에머슨퍼시픽은 경남 남해에 '힐튼 남해 골프&스파', 경기도 가평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등 골프장과 고급 리조트를 개발·운영하는 기업이다.

아난티 코브 내 힐튼 부산 호텔은 전 객실(310실)이 56㎡ 이상으로 널찍하고, 도심 호텔과 달리 넓은 테라스를 만들어 주변 풍광을 만끽하도록 했다. 아난티 타운은 서점, 안티에이징 클리닉, 레스토랑, 카페, 애견 호텔 등 국내외 15개 브랜드를 엄선해 독특한 쇼핑·휴식 공간으로 꾸몄다. 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는 국내 최초로 모든 객실 테라스에 개인 풀장을 갖췄다. 아난티 코브 시공은 고급 건축 분야에 경쟁력이 있는 쌍용건설이 담당했다. 이만규 대표는 "아난티 코브가 부산 시민이 사랑하는 '아지트'이자 휴양·쇼핑·문화가 어우러진 사계절 관광지로서 부산의 위상을 높이는 명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