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은 고통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올해 상반기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심각한 가뭄에 시달렸다. 인위적으로 비를 만드는 인공 강우가 가뭄 피해를 조금이라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과학 대중지 파퓰러 사이언스는 지난 5월 "지난 70년간 수많은 인공 강우 실험이 진행됐지만, 과학자들은 여전히 어떤 형태의 구름에 어떤 물질을 살포했을 때 얼마나 많은 비나 눈이 내리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수량까지 조절할수 있는 인공 강우는 아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요오드화은이나 드라이아이스를 살포해도 비가 내리지 않는 경우도 있고, 기대보다 훨씬 적은 양이 내리면서 투자 비용조차 건지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진은 올 초부터 인공 강우의 효과를 정확히 측정하는 비행기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현재까지 모두 18차례 비행 실험을 통해 구름의 높낮이, 형태 등에 따른 인공 강우 실험의 효과를 측정했다. 파퓰러 사이언스는 "연구팀은 수퍼컴퓨터를 이용해 각각의 환경과 조건에 따른 강우량을 퍼즐 조각처럼 맞춰보고 있다"고 밝혔다.

인공 강우는 꼭 비를 내리기 위해서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을 앞두고 베이징 일대에 인공 강우를 실시했다. 비를 내릴 수 있는 구름을 미리 없애 화창한 개막식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러시아 역시 매년 5월 9일 전승기념일 행사를 앞두고 비가 내릴 확률이 높으면 비행기를 동원해 구름씨를 뿌린다.

중국은 심각한 미세 먼지 문제 해결에도 인공 강우를 이용하고 있다. 미세 먼지가 심한 날 인공 강우를 하면서 공기 중 미세 먼지를 비와 함께 씻어내는 식이다. 우리나라 역시 미세 먼지 해결책으로 인공 강우를 검토하고 있다. 전 세계적 문제인 지구온난화도 인공 강우로 해결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포브스는 지난 5월 "미국 정부 내부에서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를 인공 강우로 해결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온실가스 중 이산화황(SO₂)을 비롯한 일부 물질은 물에 잘 녹는다. 이를 이용해 비를 만들어 온실가스를 공기 중에서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인공 강우가 늘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물을 비롯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은 총량이 정해져 있고, 순환하는 구조이다. 억지로 비를 만들어 내리면 의도치 않은 다른 지역에서는 의도치 않은 가뭄이나 홍수가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화학물질을 공기 중에 살포하는 데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인공 강우에 사용하는 요오드화은 등의 물질이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사막 연구소는 1995년 "인공 강우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은 제한적인 조건이기 때문에 자연 농도의 오차 범위를 넘지 않고, 실제 환경에도 영향이 거의 없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하지만 광범위한 인공 강우가 보편화되면 의도치 않은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