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는 원자력발전소와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이는 대신에 LNG(액화천연가스) 발전 비중을 현재 18.8%에서 2030년까지 37%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LNG 발전은 석탄 발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이고, 원자력 발전보단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LNG는 발전단가에서 원자력이나 석탄보다 비싼 데다 해외 의존도가 절대적이라 외부 요인에 따라 수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그동안 우리나라는 안정적인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에너지원으로 구성된 체계를 유지해왔다"며 "3면이 바다인 데다 북한에 가로막혀 있어 사실상 '에너지 고립 섬'인 우리가 해외 의존도가 높고 유가에 크게 흔들리는 LNG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한다면 위기에 아주 취약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량 수입 LNG, 외부 요인에 큰 영향
LNG의 단점은 우리나라가 전량 해외에서 수입한다는 데 있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LNG 발전은 2030년엔 전체 중 전력생산 비중이 가장 커진다. 그런데 이런 핵심 에너지원의 공급이 불안정하다는 것은 치명적인 결함이 될 수 있다.
유럽 등은 LNG 발전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에 파이프라인을 연결해 즉각 LNG를 공급받고, 부족한 전력은 유럽 국가 간 전력 공유 체계를 통해 보충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북한이 있어 오로지 해상을 통해서만 LNG를 공급받아야 한다.
온기운 숭실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LNG의 비축량도 적고, 파이프라인도 없어 시시각각 변하는 수급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없다"며 "만에 하나 전쟁이 벌어지고 해상 봉쇄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경우 배로만 천연가스를 공급받는 한국은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가 연동 천연가스… 요금 인상 압박
LNG(1㎾당 99.4원)는 발전단가가 석탄(73.9원)보다 35% 정도 비싸다. 일각에선 현재 LNG 수입에 붙는 세금을 낮추면 석탄과 비슷한 단가로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세금을 뺀 발전단가도 LNG(87.2원)가 석탄(65.6원)보다 33% 높다. 서정규 에너지경제연구원 가스정책연구실장은 "LNG는 가스를 생산해 액화하는 생산 비용, 특수 선박으로 수송해야 하는 비용, 저장탱크 관리·유지 비용 등 때문에 석탄보다 돈이 많이 들어간다"며 "LNG 발전을 늘리면 전기요금이 오르는 건 자명하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LNG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최근 유가는 그나마 2~3년 이래 최저 수준인 배럴당 40달러대이지만 앞으로 유가가 회복될 경우 LNG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건 분명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정부의 탈원전·탈화력 시나리오에 작년 평균 유가(배럴당 43.4달러)를 적용하면 LNG 발전비용이 기존 계획보다 11조원이 더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유가가 70달러로 상승하면 이보다 4조원이 더 들어간다. 2016년 LNG 발전단가는 1㎾h당 99.4원이었지만, 유가가 70달러가 되면 125.5원으로 급등하는 것이다. 국내 전기료도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1979년 2차 석유파동 당시 석유 발전(전체의 70%)에 의존했던 우리나라는 치솟은 유가 때문에 1㎾h당 전기요금도 기존보다 3배가 됐다. 주한규 서울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계획대로 LNG 발전 비율을 늘려 갈 경우 LNG 수입만 10조원 정도 증가하면서 무역 수지에도 큰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NG 발전, 이산화탄소 배출은 원자력의 55배
LNG 발전은 석탄 화력 발전에 비해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지만, 원자력에 비해서는 많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발전원별 이산화탄소 배출 계수(g/㎾h)는 석탄이 991, 석유가 782, LNG가 549, 태양광 54였다. 반면 원자력은 10이다. LNG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원자력 발전보다 55배 많은 것이다.
LNG 발전이 응축 미세먼지를 화력발전보다 많이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집진돼 걸러진 LNG 발전은 석탄 화력발전보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배출은 적지만, 초미세먼지보다 더 작은 응축성미세먼지는 더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