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뉴베리카운티에 4300억원을 투자해 세탁기 제조 공장을 짓는다.

삼성전자는 28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의 윌라드호텔에서 윤부근 가전(CE) 부문 대표와 헨리 맥마스터(McMaster) 사우스캐롤라이나주지사,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카운티에 가전 공장을 설립하는 내용의 투자의향서(Letter Of Intent)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의향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訪美) 기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앞두고 체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미국에 진출한 해외 업체들을 대상으로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지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을 요구해왔다. 이날 워싱턴에선 문 대통령의 방미를 맞아 한국과 미국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한·미 비즈니스 서밋'도 열렸다.

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 3억8000만달러(약 4340억원)를 투자해 내년 초부터 세탁기 생산 라인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현지 고용 규모는 95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세탁기에 이어 향후 오븐레인지와 냉장고 등으로 생산 제품군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미국 앨라배마주, 조지아주 등 여러 지역을 검토한 결과 사우스캐롤라이나주가 제시한 뉴베리카운티에 숙련된 인재가 많고 운송망도 발달해 최적의 공장 설립 부지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은 작년 9월 인수한 미국 고급 가전업체 데이코의 캘리포니아 공장과 함께 삼성전자의 미국 내 양대 생산 거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공장 건설로 미국의 반(反)덤핑 공세도 수그러들 전망이다. 미국 가전업체 월풀은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세탁기를 저가(低價) 판매해 피해를 봤다"며 지난달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 수입 제한 조치를 요구하는 등 한국 업체들의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집요하게 막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