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가 자회사인 도시바 메모리의 매각을 둘러싸고 대립하는 협력업체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을 상대로 1200억엔(약 1조2252억원)의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날 성명을 통해 WD가 도시바 메모리 매각을 방해했다면서 부정 경쟁 행위 금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명령 신청과 1200억엔 지불 등을 요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도쿄지방법원에 냈다고 발표했다.
도시바는 메모리 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WD가 "간과할 수 없는 방해 행위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허위 사실을 제3자에게 고지, 유표해 신용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시바는 일본 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한데 이어 28일부터 WD와 합작 및 공동 개발에 관련된 정보에 대해 WD가 열람할 수 없도록 접근을 차단했다.
지난 2000년 도시바와 협력 관계를 맺은 WD는 도시바의 일본 내 반도체 생산 거점인 욧카이치 공장 공동 운영권을 가지고 있다. 도시바가 자사가 아닌 다른 업체에 반도체 사업을 넘길 것으로 판단한 WD은 지난 4월, 도시바에 독점 교섭권을 요구했다.
도시바가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자, WD는 지난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상급재판소에 도시바 반도체사업 매각 중지를 요청하는 소송을 냈다. 이르면 내달 중순에 매각 정지 판정이 나온다면 매각 수속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도시바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 WD와의 분쟁은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 번질 우려가 높아졌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로이터는 WD의 반대로 한미일 연합의 도시바 메모리 인수에 대해 '우려의 불씨'가 남아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WD는 지난 27일 미 투자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함께 도시바 측에 도시바 메모리 인수 제안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미 도시바가 우선협상자인 한미일 연합과 계약을 협의하는 가운데 WD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WD는 26일에도 SK하이닉스가 '한미일 연합'에 참여하는 것에 반대하는 내용의 서한을 도시바 측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