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Salesforce)는 전 직원에게 컬러 지노믹스(color genomics)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했다. 검사 결과 약 60명의 직원이 유전적으로 암에 걸린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 직원은 어릴 때 입양돼 친부모의 정보나 가족력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는데,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방암과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유전자인 BRCA 변이가 발견됐다. 미국 배우 안젤리나졸리는 유전자 검사 결과 BRCA1 유전자 변이를 물려받은 것으로 확인돼 선제적으로 유방암 절제 수술을 받았다.

#2. 세계 최대 신용카드 비자(VISA) 본사도 직원들과 직원 가족들에게 컬러지노믹스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과거 난소암에 걸려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던 비자 직원 팜(Pam)은 누구보다 기뻐했다. 그는 "유전자 검사 서비스는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무엇보다 자신의 딸이 유전자 검사를 받는 것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도구이자 교육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벌링게임(Burlingame)에 설립한 유전자 분석 기업 칼라지노믹스는 유방암·결장암·흑색종·난소암·췌장암·전립선암·위암·자궁암 등 유전성 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전자를 분석, 상담하는 서비스를 249달러에 의사와 고객에게 제공한다. 검사 방법은 간단한다. 이용자가 자신의 침을 키트(spit kits)에 뱉어 이를 보내면 이후 검사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와 상담을 받는다.

지난 8일 컬러지노믹스 본사에서 만난 사업개발부(Business Development) 소속 크리스틴 문(Christine Moon)씨(사진)는 "현재 비자, 세일즈포스, 독일 소프트웨어 회사 SAP, 엔비디아(NVIDIA), 스냅챗(Snapchat) 등 45개의 기업들이 컬러지노믹스의 유전자 검사 분석 서비스를 직원 및 직원 가족들에게 복리 후생 차원에서 제공하고 있다"며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받은 직원들에게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 본사에서 직원들이 유전자 검사 키트를 받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섰는데, 마치 애플의 신제품을 받는 모습과 흡사했다"면서 "현재 우버, 페이스북 등 다양한 기업들과 컬러지노믹스 유전자 검사 서비스 제공 제휴에 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 국민이 국민건강보험에 가입한 우리나라와 달리 사보험(私保險)에 크게 의존하는 미국의 보건의료 체계는 열악한 편이다. 고용주가 직원 및 직원의 직계 가족의 의료 보험료를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이 없으면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갑작스런 병으로 환자와 가족이 '의료 난민'이 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오바마 케어'와 예방의학에 초점을 둔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을 국가 담론으로 꺼내든 이유다.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컬러지노믹스는 예방의학의 첨병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컬러노믹스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는 가격이 저렴해 유전자 검사의 민주화(Democratize access to genetic testing)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컬러지노믹스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 제품

문 씨는 "미국의 개인 평균 의료 부담 비용이 매년 6~7%씩 올라가고 있다"면서 "유전자검사는 조기에 병을 감지해 예방 관리하도록 해 의료 비용을 낮추고 생존율을 높이는 가치 있는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부터 컬러지노믹스 사업개발부에 합류한 문씨는 어린 시절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낸 한국계 미국인으로 연세대와 미국 예일대를 나와 모건스탠리 뉴욕 및 홍콩 사무소, 구글, 드롭박스 등에서 일했다. 2004년부터 9년 간 일한 구글에서는 엔지니어링과 판매 등을 거쳤다. 그는 현재 쌍둥이 자녀를 둔 워킹맘이다.

문 씨는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학연, 지연은 큰 도움이 안 됐는데 구글 출신이라는 점은 도움이 됐다"며 "하지만 실리콘밸리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컬러지노믹스는 구글 출신의 엘리드 길(Elad Gil) 전 CEO와 오스만 라라키(Othman Laraki) CEO가 공동 창업한 회사다. 최근에는 케이티 스탠튼 전 트위터 부사장도 컬러지노믹스에 합류했다.

문 씨는 "2007년 이후 유전자 분석 비용이 반도체 가격 하락 속도보다 7배나 더 빨랐다. 초기에는 개인의 유전자를 해독하는데 약 10만달러(약 1억원)의 비용이 들었지만 100달러 시대가 오고 있다"며 "유전자 검사 시장이 급속도로 커진 이유"라고 말했다.

컬러지노믹스가 다루는 질병군과 유전자 데이터

그는 "미국에서 다양한 유전자 분석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이 우후준숙 나타났다"면서 "하지만, 각 기업이 다루는 데이터의 범위와 해석의 정확도 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령, 23&me는 '~할 수도 있다, 그럴 것이다'라는 식의 해석으로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서비스라면, 컬러지노믹스는 분명한 의학적, 과학적 증거를 기반으로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문 씨는 "기술이 발전하고 의학적 근거들이 계속 늘면서 유전자 서비스로 확인되는 질환 범위는 늘어나고 가격은 더욱 저렴해질 것"이라면서 "컬러지노믹스 역시 초기에는 유방암과 난소암 2가지 질환을 타깃으로 했으나 현재는 8가지 질병군을 다루며 그 비용은 249달러인데 향후 점점 더 싸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심장마비 등 예측하기 어려운 심장질환의 위험성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