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등 방송사업에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CJ E&M이 유독 영화사업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안돼도 너무 안된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올 정도다.
CJ E&M은 지난해 28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영화사업부문에서는 239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아수라' 등이 흥행에 연달아 실패했기 때문이다. 특히 계절적으로 영화의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도 7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영화 펀드 정산에 따른 미지급비용(46억원), 미주 합작영화 원가투자손실(32억원) 등이 반영된 결과다.
올해에도 내심 기대를 걸었던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 '불한당'이 각각 163만명, 93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는 데 그쳤다. 두 작품의 손익분기점은 각각 300만명, 230만명이다. 영화 사업 부문은 2분기에도 20억원 안팎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CJ E&M은 7월 말 개봉하는 영화 '군함도'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군함도는 1945년 일제 강점기 시절 조선인 1000여명이 강제 징집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류승완 감독이 메가톤을 잡았으며 제작비만 260억원이 투입됐다. 황정민, 소지섭이 출연한다. 손익분기점은 약 800만명가량이다.
CJ E&M은 2011년 3월 온미디어, CJ미디어, CJ인터넷, 엠넷미디어, CJ엔터테인먼트 등 CJ그룹 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계열 5개사가 합병돼 탄생한 회사다. 2014년엔 게임사업을 분할한 뒤 방준혁 의장의 넷마블과 합병했다. 현재는 넷마블 지분 22%를 보유한 2대주주다. 최대주주인 방 의장의 지분율은 24%다.
◆ 지상파 수준으로 올라선 방송 광고 단가…영화는 줄줄이 고전
CJ E&M은 올해 1분기 234억원에 이어 2분기에도 23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280억원)의 두배에 달하는 것이다.
이러한 양호한 실적은 방송사업과 게임사업(넷마블), 음악·공연사업 등 영화를 제외한 전 사업군의 전반적인 호조 덕분이다. 특히 방송사업에서는 내놓는 프로그램이 족족 성공했다. 2014~2015년 '꽃보다 할배', 지난해 '도깨비' 등으로 재미를 본 데 이어 올해는 '윤식당', '프로듀스101 시즌2', '알쓸신잡' 등이 인기를 끌었다.
지난 3~5월 방영된 윤식당의 경우 15초 광고 단가가 1380만원으로 책정돼 주목받기도 했다. 이 가격대는 지상파의 평일 저녁 드라마 광고 단가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윤식당은 최고 시청률 14.1%를 기록해 광고주들의 기대에 보답했다. 지난 16일 종영된 프로듀스101 시즌2의 경우 디지털 누적 조회수만 3억회를 기록했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엠넷 콘텐츠는 저연령 시청자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면서 "디지털 광고 매출이 전체 광고 매출을 견인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 이미경 부회장 복귀 가능성은?...평가는 엇갈려
CJ그룹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주도했던 이미경(사진) 부회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도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2014년 청와대의 압력으로 퇴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말 조원동 당시 경제수석이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미경 부회장이 물러나야 한다. VIP(대통령)의 뜻이다"라고 말한 녹취 파일이 공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1995년 미국 신생 영화제작사 드림웍스에 대한 3000억원 투자를 결정하는 등 CJ그룹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처음부터 키워냈다. 멀티플렉스 CJ CGV 출범, 온미디어 인수 등 굵직한 건들도 이 부회장의 작품이다.
그러나 2011년 마이웨이, 2012년 타워, 알투비 등의 영화 작품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밀어붙였다가 참패하기도 했다. 2009년 시작된 엠넷아시안뮤직어워즈(MAMA·Mnet Asian Music Awards)를 홍콩 등 해외에서 열어 "무의미하게 돈을 쓴다"는 지적도 받았다.
CJ 한 전직 직원은 "이 부회장은 2009년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를 직접 제안하는 등 기본적으로 엔터에 대한 감(感)이 있는 인물"이라며 "하지만 본인이 꽂힌 것을 강하게 밀어붙이다 보니 실패한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