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상위 30개 그룹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5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SI는 기업 내 컴퓨터 시스템의 기획부터 개발, 설치, 운영, 보수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해 최적의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종합 서비스 사업을 뜻한다.

28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30개 그룹 중 SI 계열사를 보유한 18개 그룹 50개사와 물류 계열사를 거느린 17개 그룹 59개사 총 109개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내부거래 현황을 조사한 결과, SI 계열사의 내부거래액은 13조1696억원, 물류는 17조7898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총매출액(22조7838억 원)의 각각 57.8%, 24.8%다.

국내 상위 30개 그룹 SI·물류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 상위 10위(비중 :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액).

SI 업체 중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오너 일가 지분이 20% 이상인 비상장사, 30% 이상인 상장사)인 곳은 12곳이다. 상장사 중 오너 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곳은 두산(000150)(42.8%), 효성ITX(094280)(37.9%), SK(30.9%) 등 3개로 나타났다.

비상장사 중 오너 일가 지분이 20%를 넘는 곳은 9곳으로 한화S&C(한화 계열), 유니컨버스(한진 계열)의 지분율은 100%에 달했다. GS 계열의 GS ITM, 효성 계열의 갤럭시아마이크로페이먼트도 각각 80.6%, 80%로 오너 일가 지분율 80%를 넘겼다. 이어 CJ올리브네트웍스(44.1%), 노틸러스효성(42.4%),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효성 계열·34.8%), 서린정보기술(영풍 계열·33.3%), 롯데정보통신(24.8%) 순으로 높았다.

SI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그룹별로는 현대차그룹의 유일한 SI 계열사 현대오토에버가 89.4%(1조194억원)의 내부거래 비중을 보이면서 1위를 차지했다. OCI(456040)(85.3%·87억원), KT(030200)(84.5%·4722억원), 롯데(82.6%·6531억원)의 SI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도 모두 80%를 넘었다. 이어 GS(078930)(78.8%·1363억원), 신세계(004170)(78.6%·2605억원), 한진(002320)(73.4%·1144억원), 포스코(72.9%·6115억원), 삼성(71.6%·4조4733억원), 한화(000880)(60.4%·2906억원)도 60%를 넘었다.

반면 영풍(000670)(11.3%·25억원), CJ(001040)(19.7%·2839억원), 효성(004800)(24.6%·2851억원), 두산(000150)(36.8%·7601억원), SK(034730)(47.7%·1조7577억원)의 SI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은 50% 미만의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별 내부거래 비중은 신세계 계열의 신세계페이먼츠와 삼성 계열의 오픈핸즈가 각각 10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KT DS(95.4%), 미라콤아이앤씨(삼성 계열·93.4%), 롯데정보통신(93.1%), 현대오토에버(89.4%), 삼성SDS(87.8%), GS ITM(78.8%), 신세계아이앤씨(76.1%), 포스코ICT(72.9%), LG CNS(57.0%) 순으로 높았다.

물류 업체 중 오너 일가 지분이 30%가 넘는 상장사는 현대글로비스가 유일했다. 오너 일가 지분이 20%가 넘는 비상장사 현대머티리얼은 지분율이 100%에 달했다.

물류 부문 그룹별 내부거래 비중은 삼성의 유일한 물류 계열사 삼성전자로지텍이 92%(8128억원)에 달하면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효성(78.2%·1470억원), NH농협(75.9%·2422억원), 롯데(71.4%·2조9383억원), LG(70.0%·1조48억원), 현대차(66.0%·8조2119억원), 현대중공업(65.7%·232억원), 영풍(65.2%·242억원), 대우조선해양(64.5%·396억원) 순이었다.

한진(5.6%·8097억원), 포스코(5.8%·83억원), 금호아시아나(6.4%·3931억원), GS(7.7%·7224억원)의 물류 부문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은 10% 미만에 그쳤다.

기업별로는 전체 59개 물류 계열사 중 24개(40.7%)가 내부거래 비중 50%를 넘겼다.

상지해운(GS 계열), 에이큐(금호아시아나 계열), 코마스(현대중공업 계열), 광양항서부컨테이너터미널(CJ 계열), FSK L&S(SK 계열) 등 5개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00%였다. 이어 삼성전자로지텍과 롯데로지스틱스는 각각 90.9%를 차지했고, 아시아나에어포트(84.1%), 한국공항(005430)(81.2%), 농협물류(75.9%), 판토스(69.8%), 현대글로비스(66.9%)도 60%를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