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고성능 자동차 브랜드는 '메르세데스-AMG'다. 올해 1~5월 판매량은 1099대로 작년 같은 기간(972대)보다 13.1% 증가했다. 2014년 776대에 그쳤던 판매량은 지난해 2057대로 2년만에 3배에 육박했다. 운전하는 재미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결과다.

AMG는 벤츠 차량을 튜닝하는 작은 회사에서 시작했다. 1967년 다임러-벤츠의 연구소에서 일하던 아우프레흐트(Aufrecht)씨가 멜커(Melcher)씨와 함께 그로사스파흐(Großaspach)에서 만들었다. 두 창업자의 이름과 지명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 AMG다. 설립 초기부터 '1인 1엔진' 철학을 꾸준히 지켜오고 있으며 엔지니어 한 명이 AMG 엔진 하나의 조립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담한다. 제작 완료 후에는 담당 엔지니어의 이름을 엔진에 새긴다.

벤츠는 작년 12월 메르세데스-AMG GLC 43 4MATIC을 출시했다. 중형 SUV인 GLC의 첫 고성능 버전으로 올해 들어 AMG 중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이다. 가장 대중적인 AMG 모델이다. 서울 강남에서 광화문, 양평 중미산까지 왕복 약130km를 몰아봤다.

메르세데스-AMG GLC 43 4MATIC.

◆ ‘1인 1엔진’ 철학...경쾌한 가속력 일품

평상시 주로 시내 주행만 하는 기자에게 AMG 엔진은 과분하게 느껴졌다. 엑셀을 밟았을 때 응답성이 너무 빨라 살짝만 밟아도 차가 툭 튀어나갔다. 차가 꽉 막힌 퇴근길 광화문 도로에서는 다소 불편할 정도였다. AMG의 진정한 매력은 고속에서 달릴 때 드러났다. 으르렁거리는 엔진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가속이 붙었다. 세단보다 차체가 높지만 시속 100km이상으로 달려도 흔들림이나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안정감이 느껴졌다.

메르세데스-AMG GLC 43 4MATIC은 3.0리터 V6 바이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367마력, 최대토크 53kg.m의 성능을 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제로백)까지 4.9초가 걸린다. 최고 속도는 시속 250km다.

360도 카메라도 탑재돼 있다. 360도 카메라 버튼을 누르면 센터페시아 중앙에 있는 스크린에 카메라로 촬영한 주변 상황이 나타난다. 차 폭과 길이가 익숙해지기까지 이 기능을 매우 편리하게 사용했다. 특히 주차할 때 좁은 골목길을 지날 때 매우 유용했다.

◆ 빨간색 스티칭, 빨간색 안전벨트… 강렬한 AMG 전용 디자인

메르세데스-AMG GLC 43 4MATIC.

실내에선 가죽 시트에 박힌 빨간색 스티칭(바느질)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앞, 뒷좌석 시트는 물론 대시보드까지 빨간 스티칭으로 마무리됐다. 안전벨트도 빨간색이다. 메르세데스-AMG만의 전용 인테리어다. 바닥에도 AMG 글자가 새겨진 매트가 깔려있다. 크롬 핀으로 장식된 래디에이터 그릴도 AMG 전용 디자인이다.

통이 좁은 치마를 입어서인지 차에 올라타기에 불편한 감이 있었지만 막상 타 보니 그리 높지 않은 느낌이었다. 전장(차의 길이)은 4656mm, 전폭(차의 폭)은 1890mm, 전고(차의 높이)는 1639mm로, 경쟁 차종인 BMW X3보다 길이와 폭은 비슷했지만 차체는 약간 낮다. X3의 경우 전장 4657mm, 전폭 1881mm, 전고 1678mm다.

실내 공간도 넓었다. 뒷좌석에 앉으니 무릎 앞으로 약 20~30cm 정도의 공간이 남았다. 이 차의 휠베이스는 2873mm로 X3의 2810mm보다 길다.

메르세데스-AMG GLC 43 4MATIC.

스피커에는 독일의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인 부메스터의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Burmester surround sound system)이 적용됐다. 13개의 고성능 스피커로 구성됐는데 깨끗한 소리를 내기보다는 울림이 웅장했다. 음향이 뛰어났다기 보다는 크롬으로 마감한 화려한 디자인이 더 눈에 띄었다.

공인 연비는 리터 당 8.1km지만 계기판에는 7.6km가 표시됐다. 판매 가격은 95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