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가 미국 웨스턴디지털(WD) 측에 메모리 부문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한⋅미⋅일 연합의 합류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 메모리의 최대 생산거점인 요카이치 공장을 공동으로 운영 중인 WD는 메모리 사업 매각에 크게 반발하며 미국 법원에 매각 중지 소송을 낸 상태다.

23일 일본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한국의 SK하이닉스가 포함되고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가 주도하는 한⋅미⋅일 연합에 WD를 합류시키기 위해 협상을 검토하고 있다. 도시바는 주주총회가 열리는 오는 28일까지 매각 계약을 마치기 위해 매각에 반대하는 WD과의 대립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WD는 도시바가 자사가 아닌 다른 업체에 반도체 사업을 넘기는 것에 반발하며 지난 4월, 도시바 측 독점 교섭권을 요구했다. 또 WD는 지난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상급재판소에 도시바 반도체사업 매각 중지를 요청하는 소송을 냈다. WD는 지난 2000년부터 도시바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으며 도시바 낸드 생산설비에 그동안 17조원을 투자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상급 재판소의 판결은 이르면 내달 중순에 나올 전망이다. 만약 미 법원이 도시바 메모리 사업 부문 매각 정지 판결을 내린다면, 매각 작업에 제동이 걸린다. 도시바는 미 법원의 판결 전에 WD와의 대립을 해소하기 위해 이 회사와의 협상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일본 매체들은 도시바메모리 경영에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WD 측에 최소한의 비율로 출자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문제는 WD이 도시바가 경영권을 가질 수 없는 최소한의 지분 참여 요구를 받아들일 지다.

한⋅미⋅일 연합이 제시한 인수 구조에 따르면, 일본 산업혁신기구가 신설 법인인 도시바메모리의 보통주(의결권 있음) 50.1%를 가진다. 또 일본정책투자은행이 16.5%을 보유한다.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털이 지분 33.4%에 해당하는 금액을 투자한다.

한·미·일 연합은 인수금액이나 출자금 납입 조건 등에 대해 도시바 측과 구체적인 조정 작업에 들어갔다. 도시바는 오는 28일 주주총회 전까지는 계약서를 작성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