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건 인프라 투자확대 공약의 수혜주로 꼽히던 두산밥캣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 약화로 사업환경이 악화될까 고민이다. 두산밥캣의 매출에서 북미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로 절대적이다.

두산밥캣(241560)은 북미, 유럽 시장 등을 중심으로 건설, 농업, 원유, 가스, 광업 등에 사용되는 건설기계를 제조, 판매하고 있다. 북미지역 외 매출 비중은 유럽 25%, 아시아·기타지역 5%다. 미국과 유럽의 인프라 정책이 회사 실적에 큰 영향을 주는 구조다. 두산밥캣은 북미 소형 건설장비 시장 1위 회사로 2007년 두산그룹에 인수됐다.

두산밥캣 건설장비. 오른쪽 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두산밥캣은 트럼프 행정부가 1조 달러 인프라 투자 공약을 발표한 후 트럼프 정책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인프라 투자에 1000억~2000억 달러의 연방예산을 투입하고 나머지 자금은 세액공제 등의 유인책을 통해 민간기업에서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미국의 신규주택착공 허가 건수가 2009년 55만4000건으로 최저점을 찍은 이후 2015년 110만8000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졌다. 회사는 미국의 신규주택착공 허가 건수가 2019년 146만5000건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두산밥캣은 올해 매출이 전년보다 4.6% 증가한 36억 달러,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2% 늘어난 3억9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위기에 빠지자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며 두산밥캣의 수혜도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러시아 내통설을 수사하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수사 중단 압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짙어지면서 탄핵 가능성까지 불거지고 있다. 사법 방해는 대통령 탄핵 사유에 해당하는 중범죄에 해당한다. 미국 민주당이 탄핵절차를 시작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어 그의 인프라시장 투자확대 공약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전망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도 낳고 있다.

최서영 삼성선물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탄핵 가능성을 매우 낮게 가정하더라도 국민의 지지가 약화되고 있어 정책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가 추진하고자 했던 정책 중 기존 공화당의 입장과 달랐던 사회기반시설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는 크게 축소됐다"며 "반면 공화당과 입장을 함께 했던 기업규제 완화, 법인세 인하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박형중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단기간 내 봉합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에 대한 불확실성이 장기화되거나 확대된다면 트럼프의 정치적 입지는 약해질 것이며 그가 추진하려고 했던 세제개편, 인프라 투자 확대, 채무 한도 상향조정 협상 등은 추진 동력을 잃어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의 경기부양 정책에 대해 가졌던 기대감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일 증권신고서 기재정정 공시를 하며 핵심투자위험 요소에 "트럼프 대통령의 도시재건 계획이 실행되지 못하거나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 경우 두산밥캣의 전반적인 영업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은 3월 말 기준 두산밥캣의 지분을 각각 59.33%, 10.55% 보유하고 있다.

두산밥캣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5년보다 4.7% 증가한 3억5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미국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딜러들의 구매가 미뤄져 4.7% 감소한 34억400만달러에 그쳤다. 두산밥캣의 대주주인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의 실적 개선과 중국시장 회복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이익 4908억원을 내며 전년대비 흑자전환했다. 매출은 5조7296억원으로 3.9%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