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인수전 막판 혼전…SK하이닉스 '미일연합' 합류할듯

도시바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진통 끝에 오는 21일로 미뤄졌다. 일본 산업혁신기구(INCJ)가 주도하는 '미일(美日)연합'에 SK하이닉스(000660), 베인캐피털이 합류하고 입찰 조건과 금액이 상향조정되는 등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15일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시바는 오는 21일 이사회를 열어 반도체 자회사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도시바는 15일에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추가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들이 많아지면서 결국 일정을 미뤘다.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소재 도시바 본사 건물 전경.

도시바 인수전은 현재 브로드컴과 실버레이크파트너스 컨소시엄과 미일연합이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언급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베인캐피털 컨소시엄, 대만 폭스콘 등이 입찰에 참여한 상태다. 최근에는 이들 중 브로드컴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둔 며칠 동안 각 컨소시엄이 승부수를 던지면서 양상이 복잡해졌다. 우선 인수 후보군에서 점점 멀어진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털은 INCJ가 주도하는 미일연합에 합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한미일 연합' 형태를 갖추게 됐다. 입찰 금액 역시 2조1000억엔(한화 21조6000억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3국 연합의 형태를 놓고는 여전히 다양한 방안이 거론된다. 아사히는 한국, 미국, 일본의 각 기업들이 특수목적회사(SPC)를 만들어 도시바 인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 과정에서 SK하이닉스의 경우 도시바 반도체와 같은 업종에 있기 때문에 독점금지 당국의 심사가 길어지지 않도록 출자가 아닌 융자 형태로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매각 과정 자체에 법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미국의 웨스턴디지털(WD)을 한미일 연합에 합류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기존에 도시바와 함께 최대의 낸드 생산 거점인 요카이치 공장을 운영 중인 WD는 국제중재재판소 등에 도시바 매각 중지를 신청한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미국 법원에도 매각 중단 명령을 요청한 바 있다.

WD는 올 들어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의사를 표명해왔지만, 1차 입찰 이후 방향을 틀어 도시바 매각 자체에 반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WD는 샌디스크 인수 이후 현재 큰 자본을 투입할만한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도시바가 경쟁업체로 넘어갈 경우 낸드를 제대로 공급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어떻게든 매각 자체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일본 정부의 노골적인 '텃새'에도 불구하고 폭스콘 역시 승부수를 띄웠다. 앞서 폭스콘의 모회사인 훙하이그룹의 궈타이밍(郭台銘) 회장은 "아마존, 애플에 이어 델, 킹스턴 등이 폭스콘 진영에 참가하기로 했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폭스콘은 도시바 인수 이후 일본 샤프가 도시바 메모리 지분의 최대 40%를 소유하게 하는 약속을 내세우며 반중정서 지우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