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경제사절단 참가 신청…올해부터 계열사 전략보고회도 주재

구본준 LG(003550)부회장이 대내외적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구 부회장은 이번 달부터 진행하는 LG 그룹 계열사의 전략보고회에서 각 회사로부터 현안과 중장기 전략을 보고 받고, 이달 말로 예정된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에도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동행할 예정이다. LG그룹 총수인 구본무 회장은 LG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으로 중요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와 최고경영진(CEO) 인사 등 큰 틀의 경영 사안을 챙긴다.

14일 경제단체와 LG에 따르면 LG는 한·미 정상회담에 동행할 경제사절단에 구 부회장이 참가하기로 했다. LG 관계자는 “LG 그룹 내에서 미국에 사업을 가장 많이 하는 계열사는 LG전자(066570)인데, 구 부회장이 올해 3월 중순까지 LG전자 이사회 의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관련 내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구본준 LG 부회장이 올해 1월 열린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서 발표 내용을 듣고 있다.

◆ 대통령 해외 순방에 그룹 대표로 참가

구 부회장은 LG전자가 올해 2월 7일 미국 뉴저지주 잉글우드클리프스에서 북미 신사옥 기공식을 개최하고, 2월 28일 미국 테네시주(州) 정부와 세탁기 공장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을 때 LG전자 이사회 의장이었다.

2019년 말 완공을 목표로 3억달러(약 3400억원)를 투입하는 미국 신사옥은 연면적 6만3000㎡로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세탁기 공장은 대지면적 125만㎡(약 37만8000평), 건물 연면적(건물 각 층 바닥면적의 합계면적) 7만7000㎡(약 2만3000평) 규모로 2019년 상반기 중 건설된다. 투입 비용은 2억5000만달러(약 2800억원)다.

LG전자의 미국 신사옥과 세탁기 공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일자리 창출에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사옥과 공장이 완공될 때까지는 건설 관련 인력을, 공장의 경우 본격 가동 후에는 생산과 관리 인력을 고용해야 한다. 구 부회장은 방미 경제사절단에 최종적으로 포함되면 이런 점을 미국 측에 강조하고 새로운 투자계획도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

◆ 올해부터 신사업 외에 주력사업까지 총괄

구 부회장은 올해부터 그룹의 신사업 외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가전, 석유화학 등 주력 사업도 함께 챙기고 있다. 작년 12월 이사회에서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구 부회장의 역할을 확대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구 부회장은 이달 초부터 한달 간 진행되는 LG그룹 계열사들의 전략보고회의를 통해 계열사 CEO와 임원들로부터 중장기 전략을 보고받고 있다. LG전자는 7일, LG디스플레이는 9일에 보고를 마쳤고 LG화학(051910), LG유플러스(032640)등 다른 계열사의 경우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전략보고회의는 각 회사가 3~4년 뒤에 핵심 사업으로 육성할 분야를 점검하고 그룹 차원의 시너지 확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다. 구 부회장은 올해 전략보고회의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철저하게 준비하라고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임원 세미나에서 “사업 방식과 경쟁의 양상을 구조적으로 바꾸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확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경쟁 우위 기반이 뿌리채 흔들릴 수도,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구본준 부회장의 역할이 최근 늘어나기는 했지만, 그룹 총수로서 계열사 포트폴리오 관리와 CEO 인사, 인재 유치 등은 구본무 회장이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