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한국전력(015760)사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이 동북아 수퍼그리드(Super Grid) 사업을 위해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은 14일 일본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만나 동북아 수퍼그리드 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에너지 4차 산업 혁명 분야의 다양한 사업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조 사장과 손 사장은 작년 7월에도 만나 한·일 수퍼그리드를 논의한 바 있다.
수퍼그리드는 두 개 이상의 나라가 거대한 전력망으로 서로를 연결해 에너지를 주고받는 체계를 말한다. 동북아 수퍼그리드는 몽골에 태양광, 풍력단지 등을 짓고 중국·한국·일본 서부를 해저 전력망으로 연결해 전기를 공유하는 사업으로, 손 사장이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 발생 이후 전력 분야가 중요한 것을 인식하고 직접 제시한 아이디어다.
새 정부도 이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6월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시절 일본에서 손 회장을 만나 동북아 수퍼그리드 구상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조 사장과 손 사장은 동북아 수퍼그리드가 미세먼지 감축과 온실가스 저감의 새로운 해결책이라는 부분에 의견을 같이 하고 두 회사가 동북아시아를 에너지로 연결해 경제공동체 구축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자고 논의했다. 조 사장은 "지금이 전력 분야에서 저탄소‧친환경 발전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골든타임"이라며 "한전과 소프트뱅크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손 사장은 동북아 수퍼그리드가 실현되면 모든 나라가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몽골의 광활한 사막에 풍력, 태양광 등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해 저렴하게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한국, 중국, 일본이 공유하자는 것이다. 손 사장은 지난 4월 위클리비즈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아시아 수퍼그리드 프로젝트 실현을 위해 한국의 새 대통령을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한전과 소프트뱅크는 이날 에너지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도 다양한 사업을 공동으로 수행하기로 했다. 국내 최대 에너지 기업인 한전이 보유한 전력 사업 빅데이터와 소프트뱅크의 사물인터넷(IoT) 분야 신기술을 조합해 에너지 신산업 개발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한전과 소프트뱅크는 전력 사업과 IT 기술이 만나면 새로운 기회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사장은 지난해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기기와 전선에 IoT 센서를 달아 먼지, 습도, 진동 등을 측정하면 통신업 등에서 상상하지도 못했던 신시장이 열린다"며 새로운 시도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도 일본의 최대 전력 회사인 도쿄전력과 함께 전기, 통신, 인터넷 등을 묶은 결합 상품을 판매 중이다.
조 사장은 이날 사토시 쯔나카와 도시바 사장과도 조찬을 함께 하고 한전과 도시바가 중전기, 신재생 에너지, 해외 원전사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조 사장은 한전의 최초 해외 태양광 발전 사업인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치토세시(千歲市) 태양광 발전소 건설현장을 시찰하고 일본 신재생 에너지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관계자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