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편의점 이마트위드미(With Me) 점포 수를 늘리는 획기적인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힌 가운데 위드미가 지난 3월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운송주선사업이 정 부회장이 밝힌 '획기적인 방안'의 단서가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17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한달 안에 위드미 점포수를 늘려갈 수 있는 깜짝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미니스톱 인수 등 M&A(인수합병)가 아닌 획기적인 방안"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화물 운송주선사업은 '다른 사람의 요구에 응해 화물운송계약을 중개·대리하거나 화물운송수단을 이용해 화물을 운송하는 사업'이다. 위드미 관계자는 "위드미 화물 차량이 위드미 이외 점포에도 배송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며 "편의점 택배와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이 위드미 점포수 확대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편의점 업계 꼴찌인 위드미가 점포수를 늘려 단위비용을 낮추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하면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기준으로 보면 편의점 점포 수는 CU 1만1454개, GS25 1만1422개로 정상권을 다투고 있는 가운데 세븐일레븐 8764개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니스톱이 2384개로 4위, 위드미는 2048개로 5위다. 국내 편의점 업계는 '2강, 1중, 2약'의 구도다.

이마트위드미의 법인 등기. 3월 9일 사업목적에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사업'을 추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정용진의 승부수'는 숍인숍?...부츠·노브랜드, 위드미와 연계?

편의점 업계에선 위드미가 운송주선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것에 대해 다양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위드미의 변신에 관해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했다. 실제 위드미는 최근 스타필드 코엑스에 낸 직영 점포 내에 김밥 전문점 '바르다 김선생'을 입점시켜 숍인숍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마트의 PB(자체브랜드)인 노브랜드 매장이나 이마트가 최근 국내에 선보인 영국 최대의 H&B(헬스&뷰티) 드럭스토어 '부츠(Boots)'를 위드미와 연계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신규 출점할 부츠 점포 내에 위드미 식음료의 구색을 갖추거나, 역으로 기존 위드미 점포에서 부츠 제품을 판매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숍인숍 형태의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선 물품 배송이 필요한데, 운송주선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것은 이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영국에서 운영 중인 '부츠' 매장 전경.

국내 1위 드럭스토어 올리브영 등 국내 H&B 매장에선 화장품과 함께 음료수, 과자 등을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의 화장품 판매도 확대되고 있다. 편의점 GS25는 지난 4월부터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비욘드'를 매장에 들여놨다. 세븐일레븐은 화장품 제조·유통업체 비씨엘(BCL)과 제휴를 맺고 화장품 브랜드 '0720'을 판매 중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부츠 제품을 위드미에서 판매할 수 있다면 가맹점주들에게 매력적인 방안일 것"이라며 "하지만 드럭스토어나 기존 노브랜드 점포에 편의점 구색을 갖추려면 그만큼 매장이 넓어져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스타필드 하남에 부츠 1호점을 연데 이어 오는 7월 명동에 대형 부츠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장한다. 명동점 개점을 시작으로 부츠 다점포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 사명변경·운영방식 변경은 해법 될 수 없어… '정용진 승부수'에 업계 촉각

위드미는 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사명으론 '이마트24', 'E24'등이 거론된다. 위드미가 신세계 이마트 계열사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려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사명 변경과 함께 기업이미지(CI)도 기존 하늘색에서 이마트를 상징하는 노란색으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사명 변경과 CI 교체 등은 정 부회장이 밝힌 "점포수를 늘릴 획기적인 방안"이 될 수는 없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발언으로 편의점 업계에서 존재감이 적었던 위드미가 주목받고 있다"며 "사명 변경, 영업방식 변경 등을 획기적인 방안이라고 얘기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