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를 통해 자사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비서 ‘시리’를 탑재한 AI 스피커 ‘홈팟(HomePod)’을 공개했다. 홈팟의 출고가는 349달러(약 39만원)이며, 오는 12월 미국과 영국, 호주에서 먼저 출시할 예정이다.
이날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홈팟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홈팟은 믿기 어려운 지능(incredible intelligence)을 가진 제품”이라며 “정말 멋진 새로운 AI 스피커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 전세계 마케팅 담당 수석 부사장인 필립 쉴러(Philip Schiller)는 “애플뮤직과 시리를 합친 것이 홈팟”이라며 “홈팟을 ‘음악학자(Musicologist)’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소형 실린더 모양의 홈팟은 기존 아이팟을 무선 네트워크 환경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새로운 가정용 AI 스피커다. 홈팟 사용자는 애플뮤직에 접속해 저장해 놓은 음악을 감상할 수 있으며 스마트 스피커에 내장된 6개 마이크를 통해 음성으로 기기를 조작할 수 있다.
홈팟은 AI 스피커답게 뛰어난 음질을 자랑한다. 홈팟은 7개의 트위터 스피커를 내장하고 있으며 전면에 4인치 서브 우퍼, 애플 A8칩을 탑재하고 있다.
홈팟은 가상 서라운드 사운드(Sound)를 바탕으로 음질을 고급화하고, 실내 음향을 측정해 오디오 레벨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센서가 장착됐다. 이 때문에 실내 공간의 가구 배치 등을 감안한 음향 자동조절이 가능하다.
홈팟은 공간을 구분해 음향을 내보내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크게 4가지로 나뉘는데 공간 중심에만 음악을 내보내는 ‘센터 보컬스(Center vocals)’ 기능, 중심이지만 더 먼 거리까지 커버하는 ‘다이렉트 에너지(Direct energy)’ 기능, 그보다 넓은 부분까지 내보내는 ‘앰비언트 에너지(Ambient energy)’ 기능, 공간 전체에 내보내는 ‘풀 믹스(Full mix)’ 기능이 탑재돼 있다. 또 사용자는 홈팟에 지금 듣고 있는 음악이 무엇인지 등을 물어볼 수 있다.
홈팟은 음악감상 뿐 아니라 경쟁사인 아마존 AI 스피커 ‘에코’처럼 음성으로 뉴스나 날씨, 교통상황, 할일 목록 알림, 질의응답 같은 기능들을 구현할 수 있다. 또한 홈팟을 이용해 목소리만으로도 아이메시지에서 문자를 보낼 수 있으며 가정 내 조명이나 가전제품 등을 조작할 수도 있다. 음성명령을 통한 애플TV 조작도 가능하다.
한편, 홈팟과 연동된 시리도 업그레이드 됐다. 우선 번역 기능이 추가됐다. 영어 단어나 구문을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해준다. 지원 언어는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 5개다. 여기에 ‘온 디바이스 러닝’이라는 새로운 인텔리전스 기능이 추가돼 스스로 뉴스 기사를 찾고, 더 많은 것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