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의 종합금융사 꿈이 안갯속에 휩싸였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로 종합금융사 발판을 마련하려는 최 회장의 노력이 대부업 낙인으로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그동안 종합금융사 도약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해외 상업은행, 캐피탈, 기타 저축은행 인수 등을 활발히 벌여왔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인수 등을 잇따라 추진하면서 사세를 키우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최 회장의 금융그룹 모태가 되는 대부업이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 일본계 꼬리표에 대부업 낙인까지...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

최 회장은 제일교포 3세다. 일본에서 신라관이라는 요식업으로 사업에 발을 들인 뒤 지난 1999년 한국에서 대부업체 원캐싱을 출범하며 본격적으로 금융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지난 2004년 일본 대부업체인 A&O를 인수해 J&K 캐피탈을 세웠다. 2007년에는 7개 자회사를 통합해 아프로파이낸셜(러시앤캐시)을 세워 사세를 확장했다.

일본에서 시작한 이력과 대부업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는 최 회장을 항상 옭아맸다. 국회나 금융당국은 최 회장의 금융사 자본 모태가 여전히 일본계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일본계 자금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약 600억원을 들여 J&K캐피탈이 보유한 사업권을 한국 신설법인에 넘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최 회장은 금융업 진출 이후 12년간 일본 법인에 한 차례도 배당하지 않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 현재 아프로서비스그룹을 일본계 자금이라고 보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며 "다만, 여전히 일반 소비자나 정치권에서는 일본계라는 인식이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2014년 예주저축은행과 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대부업에서 저축은행으로 사업을 한 단계 확장했다. 이후 씨티캐피탈 인수에 성공하며 종합금융사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증권사 인수를 목전에 두고 대부업이라는 꼬리표가 다시 최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최 회장은 2014년 저축은행 인수 당시 금융감독원에 대부업자산을 향후 5년간 40% 이상 감축하고 점진적으로 대부업체를 정리하겠다는 '이해상충방지계획'을 내놨다.

그런데 최 회장 동생 최호 씨가 운영하는 대부업체 헬로우크레디트가 자산 감축 대상에서 제외됐고 해당 회사가 그간 대출 자산을 확대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더욱이 헬로우크레디트 외에 최호 씨가 대표로 있는 옐로우캐피탈 역시 최 회장의 계열사로 금융당국이 인정하면서 당초 금감원과의 약속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당국은 이에 지난 2월 최 회장에게 요건충족명령을 내렸다. 요건충족명령은 당초 금감원과 약속한 이해상충방지계획 보다 더 강화된 계획을 내라는 명령이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이후 한달 만에 다시 강화된 계획을 제줄했고 금융위는 이를 승인했다. 당시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최호 회장이 운영하는 대부업체와의 금전 거래를 끊겠다고 약속했다. 또 오는 2024년까지 러시앤캐시를 완전히 정리하고 다른 대부 계열사인 미즈사랑과 원캐싱을 2019년까지 앞당겨 정리하겠다고 약속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당초 이행계획보다 더 강화된 이행계획을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제출했다"며 "당국의 승인은 최 회장 및 아프로서비스그룹이 OK저축은행을 계속 운영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 한 시름 놨지만, 증권사 인수는 사실상 힘들 듯

조선DB

최 회장은 금융당국의 승인으로 저축은행을 계속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번 금융당국의 충족명령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가 사실상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지난해 이베스트투자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한 달 넘게 본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최대주주 역할을 하는 LS네트웍스와 인수가격에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S네트웍스는 이베스트투자증권에 총 4700억원을 투자했는데,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제시한 인수가격은 3000억원에 머물고 있다. LS네트웍스 입장에서 아프로서비스그룹과 인수가격에 대한 조정 없이는 1700억원을 손실봐야 한다.

더욱이 아프로서비스그룹이 대부업 자산 논란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충족명령을 받아 대주주적격성 심사에서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융사의 최대주주가 되고자 하는 경우 최근 1년간 기관경고 조치, 3년간 시정명령이나 중지명령, 업무정지 이상의 조치를 받은 사실이 있어선 안된다. 당국 아프로서비스그룹에 내린 충족명령이 사실상의 시정명령이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어서 금감원이 시행하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불승인날 가능성이 큰 것이다.

금융당국 입장에서 아프로서비스그룹에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를 허락할 유인이 현재 부족하다. 법정최고금리 인하, 부실채권 소각 등 서민금융 활성화를 주된 정책으로 내놓은 새정부가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이미지를 더 부정적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에서도 최 회장이 증권사 인수자금으로 OK저축은행이나 OK캐피탈의 자산건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대부업 자산을 좀 더 서둘러 청산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 회장의 종합금융사 목표는 그 이후에 실행해도 늦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