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증가율,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
장·노년층 '육식형 재테크'에 상가·빌라·오피스텔 돈 몰려

1분기 상호금융,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제2금융권)의 부동산 및 임대업 대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은행 대출은 9.5% 증가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각각 8조6000억원, 13조1000억원이다. 같은 기간 기업 및 자영업자에 대한 전체 대출 증가율은 4.4%에 그쳤다. 주택 시장 호황에 자산가들의 수익형 부동산 투자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7년 1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통계에 따르면 3월말 현재 부동산 및 임대업 분야의 대출금은 180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6% 증가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4조6000억원이다. 부동산 대출을 주도한 것은 비은행예금기관이었다. 전분기 대비 10.4% 늘어나면서 금액(2조7000억원) 기준으로도 은행(1조9000억원·1.9%)를 앞질렀다. 한은 경제통계국은 "가계의 주택마련 목적 대출을 제외한 수익형 부동산 대출, 자영업자들의 부동산 관련 대출 등이 포함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건설사의 대출은 따로 건설업 대출로 편제되어 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부동산 및 임대업 대출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다시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두 자릿수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1분기 대출 증가율은 43.0%에 달한다. 1년새 8조6000억원이 순증가했다. 은행의 부동산 산업 대출 증가율은 2015년 1분기 4.8%(전분기 대비) 올랐다가 2016년 하반기 이후 2% 밑으로 떨어졌다. 그래도 1분기 현재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9.5%에 달한다.

한은 관계자는 "저금리 상황에서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을 찾는 개인 및 자영업자 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는 60세 이상 장·노년 층이 수익형 부동산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재테크에 나선 것을 주된 배경으로 보고 있다. 한국감정원과 부동산연구원에 따르면 60~64세 가구주 중 투자 목적 부동산을 가진 가구주 비율은 2010년 10.4%에서 2014년 19.69%로 2배 가까이 늘었다. 5가구 중 1가구꼴로 투자용 부동산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65세 이상 세대에서도 이 비율은 8%에서 10.1%로 늘었다. 이 같은 추세가 최근 저금리 상황에서 계속 됐다는 것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은퇴를 준비하거나 은퇴한 세대가 수익형 부동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 증가세는 가계대출 증가세보다 좀 더 가파르다. 한은이 2016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자영업자들의 대출 행태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부동산 투자를 위해 사업자 대출 형태로 조달한 자금은 2016년 21.6% 늘었고, 2013~2015년에도 연 평균 23.0% 증가했다.

산업별 대출은 1001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6%(16조2000억원)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4.4%(42조7000억원)이었다. 산업별 대출 잔액이 1000조원을 넘은 것은 통계가 작성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재무비율관리 등을 위해 2016년말 일시 상환했던 자금의 재차입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제조업(6조2000억원 증가)과 건설업(1조9000억원 증가)은 전분기 감소했던 것에서 증가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