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리튬을 올해부터 자체 생산하고 있는 포스코가 최대 수요국이자 수출국인 중국 장벽을 넘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포스코는 3년 안에 연간 4만톤의 리튬을 생산해 해외 수출 판로를 열어 세계시장 점유율 10%, 매출 4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중국은 대기오염 개선을 위한 전기차 장려 정책 등으로 리튬의 수요가 높은데다 2015년 3대 리튬 생산국 중 하나인 칠레를 추월한 세계 최대 리튬 화합물 생산 국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지난 2월 전남 광양제철소에 연간 2500톤 규모의 생산이 가능한 탄산리튬 생산공장을 준공하고, 2차전지용 양극재 제작업체인 포스코ESM과 2차전지 제작업체인 LG화학·삼성SDI에 공급하고 있다. 탄산리튬은 리튬의 한 종류다.

지난 2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광양제철소에서 초도 생산된 리튬을 들어보고 있다.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은 전기차를 비롯한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배터리, 유리 제조, 윤활유 첨가제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는 희귀금속이다. 최근 친환경 배터리 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2차전지(충전해서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는 전지)의 소재이기도 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는 지난 3월 전세계 배터리용 탄산리튬 수요가 2002년 6000톤에서 2015년 6만6000톤으로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2020년까지는 약 16만톤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발표했다.

포스코는 현재 국내 폐2전지 재활용업체로부터 탄산리튬의 원료를 공급받고 있지만, 다른 광산과 협업을 통해 원료까지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원료부터 리튬까지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유성 포스코 부사장은 지난 3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포스코 최고경영자 포럼에서 "포스코의 (탄산리튬 제조)방식은 탄산리튬의 순도가 높고 정제과정이 따로 필요 없어 배터리용 고급 리튬 생산이 가능하다"며 "염호(鹽湖)만 확보하게 되면 세계 어느 리튬업체보다도 더 싸게 좋은 화합물을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시장 개척 가능성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2014년부터 환경오염 규제의 일환으로 전기차 생산업체에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보조금을 주고, 버스를 전기차로 교체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노력은 지난 3월 전년동월대비 31% 증가한 신에너지자동차(NEV) 3만3015대 생산으로 이어졌다. 같은 기간 순수전기차는 42% 증가한 2만6685대 생산을 기록했다. 골드만삭스는 "2020년 중국의 전기차 사용량은 500만대로 현재의 5배에 달할 것"이라며 "2025년 400억달러에 달할 전세계 리튬 배터리 시장은 중국 업체가 선두를 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세계 배터리용 리튬 수요 구조 추이. EV는 Electric Vehicle의 약자로, 전기차를 뜻한다.

문제는 증가하는 수요를 중국이 자체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이다. 리튬 생산업체 장시간펑(江西赣锋)은 최근 연간 생산량 1만5000톤 규모의 탄산리튬 생산라인을 건설해 총 생산능력을 2만5000톤으로 확대했다. 티앤치(天齐锂)·샨동루이프(山东瑞福)는 각각 2만7500톤과 2만8000톤의 탄산리튬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比亚迪汽车)는 칠레 리튬 광산업체들과 협업 및 지분매입 등 공급 협상을 추진 중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리튬 생산에 필요한 광산 및 공장을 일정 수준 확보하기 전까지 공급처를 가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2월 전년동월대비 92% 증가한 2632톤의 탄산리튬을 수입했으며, 지난달 수입량 역시 2000여톤대를 유지했다.

오영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전세계에서 생산되고 있는 리튬은 대부분 소비되고 있어 재고 자체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대부분의 글로벌 기관은 2020년까지 리튬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이제 막 시작한 단계라 수출 관련해서는 아직 백지 상태나 다름 없다"며 "먼저 국내 시장에 집중한 이후 철저한 시장조사를 거쳐 해외 진출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유통업계에서는 비철금속 비중이 굉장히 낮은 편"이라며 "포스코가 철강처럼 고급 제품 생산이 가능해진다면 유통업체들도 새로운 사업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