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가 지난 4월 벤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의 마지막 퍼즐 ‘더 뉴 GLC 쿠페’를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더 뉴 GLC 쿠페 출시로 벤츠코리아는 'GLA-GLC-GLE-GLS‘로 이어지는 총 7종의 SUV 풀라인업을 완성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중 가장 다양한 SUV 라인업이다.

더 뉴 GLC 쿠페는 작년 상반기 출시된 중형 SUV ‘더 뉴 GLC’의 쿠페형 버전이다. GLC는 GLK의 풀체인지 모델인데 벤츠가 새 네이밍 전략에 따라 차명을 순차적으로 변경하면서 GLK 대신 GLC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C클래스를 기반으로 하는 SUV라는 의미다.

더 뉴 GLC 쿠페.

작년 벤츠코리아가 5만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국내 수입차 시장 1위를 거머쥔 데에는 SUV의 도움이 컸다. 물론 단일 차종으로 2만대 판매 신기록을 세운 신형 E클래스가 일등공신이다. 하지만 E클래스 판매량이 전년 대비 3100대 증가한 반면 벤츠의 SUV 판매량은 총 8919대로 전년(3071대) 대비 두 배 이상, 무려 5800여대 늘었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대표는 더 뉴 GLC 쿠페 출시 행사에서 “SUV만 올해 1만대 이상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며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디젤 모델인 더 뉴 GLC 220d 4MATIC 쿠페, 더 뉴 GLC 250d 4MATIC 쿠페가 먼저 출시됐다. 고성능 모델인 더 뉴 메르세데스-AMG GLC 43 4MATIC 쿠페는 2분기 중에 판매될 예정이다. 시승한 모델은 더 뉴 GLC 220d 4MATIC 쿠페다. 서울 강남에서 인천공항까지 왕복 약 150km 구간과 서울 시내 등 총 200km가량을 시승했다.

더 뉴 GLC쿠페 내부.

◆ SUV답지 않은 날렵한 외관

더 뉴 GLC 쿠페의 첫 인상은 “예뻤다”. SUV답지 않게 날렵한 디자인이 가장 눈에 띄었다. 가파른 앞 유리와 후면으로 물 흐르듯 이어지는 루프 라인, 수평으로 넓게 표현된 LED 리어 램프가 세련된 인상을 풍겼다.

기존 GLC 대비 오버행(앞(뒤)끝단과 앞(뒤)액슬 중심선 사이의 길이)은 76mm 길어졌고 차고(차의 높이)는 38mm 낮아져 바닥에 착 달라붙어 달리는 스포츠카를 연상시켰다. 국내에 출시되는 더 뉴 GLC 쿠페 모든 라인업에는 AMG 외관 디자인과 크롬 패키지가 적용됐다. 한 단계 윗 모델인 더 뉴 GLC 250d 4MATIC 쿠페부터는 AMG 전용 인테리어도 적용된다.

더 뉴 GLC쿠페에는 360도 카메라가 탑재돼 주변 상황을 스크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왜 이렇게 크지”. 운전석에 처음 앉았을 때는 차량 크기가 쉽게 가늠되지 않았다. 더 뉴 GLC 쿠페의 전장(차량의 길이)은 4700 mm, 전폭(차량의 폭) 1910mm, 전고(차량의 높이)는 1610mm다. 같은 차급인 현대자동차 투싼보다 225mm 길고, 60mm 넓으며, 기아차 스포티지보다는 220mm길고 55mm 넓다.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BMW X4보다는 9mm 길고 29mm 넓다. 쿠페형 디자인이라 뒷좌석 헤드룸(머리 공간)이 좁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헤드룸과 레그룸(다리가 놓이는 공간) 모두 여유가 있었다.

센터페시아 중앙에는 실내 온도 등 차량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스크린이 탑재됐다. 수입차 대부분이 그렇지만 벤츠에 탑재된 스크린 역시 터치스크린이 아니어서 센터콘솔에 있는 다이얼로 조작해야 한다. 무엇보다 조작 방법이 어려웠다. 스마트폰과 차량을 블루투스로 연결해 차 안에서 음악을 들으려고 시도해봤다. ‘블루투스’ 메뉴에서는 번번히 실패하다가 ‘전화 연결’이라고 쓰여진 메뉴로 들어가야 작동이 됐다. 내비게이션은 스마트폰 앱을 이용했다.

더 뉴 GLC쿠페.

◆스포츠 서스펜션 기본 적용, 코너링도 민첩하게

SUV의 경우 대체로 부드러운 서스펜션을 탑재해 울퉁불퉁한 노면을 보다 부드럽게 지날 수 있다. 대신 코너링을 할 때 좌우로 기우뚱 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더 뉴 GLC 쿠페에는 다른 SUV보다 단단한 ‘스포츠 서스펜션’을 적용해 구불구불한 주행 도로도 안정적이고 민첩하게 빠져나갈 수 있었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 이상으로 주행하다가 굽은 길을 만나 급하게 스티어링휠을 꺾어도 차체에 흔들림이 없었다.

오프로드까지는 주행해보지 못했지만 일상 생활에서 만나는 장애물에선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과속 방지턱을 넘었지만 차체가 ‘텅’하고 튀는 느낌 없이 약간 ‘울컥’ 하며 넘어갈 뿐이었다.

부드러운 가속감, 잘 억제된 소음은 마치 가솔린 세단을 타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순식간에 시속 100km를 훌쩍 넘었지만 별다른 흔들림도, 소음도 없었다. 주행 중 잠시 비가 왔는데 빗소리마저 조용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더 뉴 GLC 쿠페에는 2.2리터 직렬 4기통 디젤 엔진과 9단 자동 변속기(9G-TRONIC)가 탑재돼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수치상 성능은 기존 GLC와 같다. 상시 사륜 구동 시스템(4MATIC)도 기본 적용됐다.

360도 카메라가 탑재돼 있어 주차할 때, 좁은 골목길을 지날 때 매우 편리했다. 360도 카메라 버튼을 누르면 센터페시아 중앙에 있는 스크린에 카메라로 촬영한 차량 주변 상황이 나온다. 공인 연비는 리터당 12.9km인데 실제 계기판에는 그보다 더 높은 14.4km가 표시됐다.

판매 가격은 더 뉴 GLC 220d 4MATIC 쿠페 7320만원, 더 뉴 GLC 250d 4MATIC 쿠페 801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