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1~3월) 상장 기업의 매출액과 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매출액은 제자리걸음인데 이익만 느는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난 듯한 양상이다.

16일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606개사(社) 중 536개사의 경영 실적을 분석한 결과, 1분기 매출액은 총 456조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8.4% 늘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전년 대비 25.3%, 35.8% 급증했다.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기준으로는 2011년 연결 재무제표를 도입한 이후 최고치다.

삼성전자에만 의존한 성과가 아니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도 총매출액이 전년보다 9.3% 늘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19.1%, 32.8%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수출 호조로 전체 순이익 증가분의 80% 이상이 전기전자 업종에서 나왔다. 또 서비스업과 유통업의 순이익이 각각 1조1000억원, 8000억원씩 늘어 내수 업종도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조선업 구조조정과 자동차 수출 부진 여파로 운수 장비 업종은 매출액과 순이익이 1조8000억원씩 감소했다. 금융업의 경우, 증권업 영업이익 증가율이 71.2%에 달하는 등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4.1% 급증했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기 회복의 온기가 국내 IT 수출 기업에서 다른 업종으로 번지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한편 코스닥 상장 기업 736개사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2.1%, 20.8% 증가한 반면, 환율 변동과 금융 비용 증가 등으로 순이익은 1.3%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