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과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코스피 지수가 장중 2300선을 넘어설 정도로 증시가 살아나면서 주식이 주목받는 시기지만, 투자자들로선 정부 초기 이른바 '허니문 랠리'가 언제 어디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저평가된 주식 종목을 잘 고르는 것도 좋지만, 그럴 자신이 없다면 채권에 관심을 갖는 것도 괜찮다"고 조언한다. 주식보다 안정적이면서 러시아·브라질 등 신흥국 채권이나 고금리 회사채에 투자해 괜찮은 수익을 얻는 채권형 펀드도 꾸준히 인기다.
1. 요즘 뜨는 채권은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채권 투자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신흥국 채권과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등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채권의 인기가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특히 브라질 등 신흥국 채권의 경우, 경상수지 등 대외 기초 여건이 개선되고 있고, 선진국보다 실질 금리 수준이 높은 데다 밸류에이션(채권 가치 대비 가격) 매력도 높은 편이다. 브라질 국채는 지난해 최고 연 70% 수익률을 기록했다. 러시아와 인도 채권은 금리가 연 6~7%에 달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채권도 안전성을 바탕으로 자산가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2. 올해 채권 시장 전망은
채권 시장을 전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금리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떨어져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최근 경제 회복세를 근거로 연내 두 차례 정도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금리 인상에 이어 올 연말쯤엔 유럽중앙은행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수도 있다. 글로벌 국채 금리가 현 수준에서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채권 투자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단 얘기다.
다만 경기 회복 흐름에 따라 기업 실적이 상승할 때 유리한 하이일드 채권, 미국과 반대로 금리 인하 국면에 있는 러시아·브라질 등 신흥국 채권은 투자 매력이 더욱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3. 개인 투자자는 어떻게 투자하나
개인 투자자 가운데서 자산가들은 채권 투자에 밝은 편이다. 개인 투자라고 해서 원칙은 크게 다르지 않다. 금리 상승기인 만큼 채권 투자의 성공 여부는 수익성과 안정성 사이에서 얼마나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인지에 달렸다. 우량채권에 투자할 경우엔 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전체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반면 하이일드·신흥국 채권에 투자하면 경기 회복 사이클을 타고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좀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싶다면 역시 국채 중심인 국내 채권 시장을 벗어나 하이일드 채권 시장이 발달돼있는 해외 채권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좋다.
4. 채권 투자 시 가장 유의할 점은
채권 투자는 손익 구조가 주식 투자와 다르다. 주식 투자는 수익과 손실이 같은 범위만큼 열려 있다. 반면 회사채의 경우, 업황이 좋을 때 미리 정해진 쿠폰(이자)만 지급받는 반면, 기업 부도 시엔 상당한 원금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채권 투자자들이 이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선 다양한 국가·섹터·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개인 투자자가 채권 분산 투자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상품 내에서 철저하게 분산이 이뤄져 있는 '채권형 펀드' 투자다.
5. 채권형 펀드의 강점은
채권 투자 성공의 키(key)는 분산과 시간 투자다. 철저히 분산돼 있지 않을 경우엔 개별 채권이 부도날 가능성 등 원금 손실의 위험이 크다. 또 채권 투자의 수익은 곧 '시간에 따른 보상'인데, 투자 후 충분히 기다리지 않으면 시장의 단기 변동성에 따라 손실을 볼 가능성도 높다. 잘 분산된 채권 포트폴리오의 바탕 위에서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많은 채권형 펀드의 경우 특정 지역·종목에 집중돼 있기보다는 다양한 영역에 걸쳐 분산 투자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개인 투자자는 위험을 제거하고, 수익을 올릴 확률을 높일 수 있다.
6. 요즘 인기 있는 채권형 펀드 유형은
최근 글로벌 채권 시장에선 특정 섹터(분야)에 투자해 큰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예전보다 낮아졌다. 결국 채권형 펀드 중에서도 좀 더 다양한 섹터를 놓고 유연하게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펀드가 수익을 내기에 유리하다.
선진국 고수익 채권 섹터는 물론 신흥국 채권 섹터, 모기지 채권 섹터, 투자 등급 섹터 등 글로벌 채권 시장 내 다양한 섹터에 분산 투자하면서, 섹터 간 밸류에이션 비교를 통해 비중을 조절해나가는 방식을 '멀티 섹터 접근 방식'이라고 한다. 이런 방식으로 운용하는 펀드 중에서 대표적인 상품으로 'AB글로벌고수익채권펀드' 등이 있다. 이 펀드는 하이일드 채권 투자 등으로 1년 수익률이 약 20%에 달한다.
7. 채권형 펀드 투자 시 유의점은
해외 채권 시장은 다양한 채권이 총 망라돼 있고, 어떤 통화에 노출돼 있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위험 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해외 채권형 펀드를 고를 때도 먼저 본인의 투자 목표와 펀드 성격이 부합하는지 봐야 한다. 이자가 높아도 환율이 불리하면 투자 수익이 떨어진다. 특히 신흥국은 환(換) 변동성이 커 투자 시점이 중요하다.
특히 부도 위험 없이 '이자율 위험'만 있는 한국 국채에 익숙한 국내 투자자의 경우, 해외 채권 투자의 '신용 위험'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도움말: 유재흥 AB자산운용 파트장(채권 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