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는 남미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이다. 엘니뇨 현상은 우리나라 여름철에 영향을 주는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작년 여름 한반도를 뜨겁게 달궜던 폭염도 엘니뇨 현상이 주요 원인이었다.
강한 엘니뇨 현상이 발생한 뒤에는 라니냐가 일반적으로 발생한다. 그러나 지난 4월 말 세계기상기구(WMO)는 적도 부근의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올해 하반기 엘니뇨가 또다시 발달할 가능성이 55~60%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엘니뇨 뒤에 라니냐 현상이 아닌 엘니뇨 현상이 또 발생하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의 원인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 10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한국기상학회 2017년 봄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APEC기후센터와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공동연구팀은 'CSEOF(주기 정상 경험직교함수)'라는 통계 기법을 이용해 엘니뇨 현상 이후 라니냐 현상이 발달하지 못하고 다시 엘니뇨가 발달하는 원인을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진은 해수면 온도의 변동성을 파악하기 위해 미국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제공하는 해수면 온도 재분석 자료를 활용했다. CSEOF라는 분석 기법을 이용해 열대 태평양의 변동성을 온난화 추세와 장주기, 경년 변동성 등 3가지 기준으로 분석했다. 장주기 모드는 10년 정도의 기간 동안 해수면 온도의 변화 추이를, 경년 변동성은 이보다 상대적으로 짧은 약 2년 동안의 해수면 온도 변화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분석 결과 경년 변동성이 뚜렷했던 엘니뇨 현상 다음에는 라니냐 현상이 1~2년 동안 지속됐다. 그러나 2015년~2016년에 나타난 강한 엘니뇨는 장주기 모드의 영향을 받아 지난 겨울 라니냐로 뚜렷하게 발전하지 못했다. 1982년~1983년, 1997년~1998년에 발생한 엘니뇨와 유사해 장주기 모드에 의해 해수면 온도 편차를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경년 변동성으로 발생한 엘니뇨인지, 아니면 장주기 변동성이 우세한 엘니뇨인지에 따라 엘니뇨 현상 뒤에 라니냐가 발달할 것인지, 다시 엘니뇨가 발달할 지 결정된다는 것이다.
김원무 APEC 기후센터 박사는 "해수면 온도 변화의 짧은 주기(경년 변동성)에 의해 발달한 엘니뇨인지, 긴 주기(장주기 모드)에 의해 발달한 엘니뇨인지에 따라 엘니뇨 뒤에 라니냐가 발생하는지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가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의 장기 예보 능력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