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가운데 가격)이 조사 이래 처음으로 6억원을 넘어섰다.

30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4월 서울 지역 아파트 중위 매매값은 6억267만원으로,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5억9916만원)보다 351만원(0.58%) 올랐다. 중위가격은 전체 매매 주택을 가격순으로 나열했을 때 가장 중간인 집의 가격을 뜻한다. 평균 가격은 시장에 고가 주택이 많은 경우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어 전체 주택 시장 향방을 파악하는 데 중위가격이 더 유용하다는 분석이 있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2009년 7월 처음 5억원을 넘어선 뒤로는 글로벌 금융 위기 영향을 받아 2013년 3월 4억6443만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며 2015년 6월 5억원을 돌파했고, 최근 부동산 경기 호황에 힘입어 올 4월 6억원을 넘어섰다.

서울 한강 이남 강남권 11개 구 아파트 중위가격은 7억4561만원으로 전달에 비해 0.69% 올랐고, 강북권 14개 구 아파트의 중위가격(4억3477만원)은 전달보다 0.36% 상승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가격 상승세가 주변에 영향을 미쳤고, 서울 강북권에서는 종로·마포·용산구 등 업무지구와 가까운 '직주근접(職住近接)' 아파트들이 인기를 끌며 강북권 전체 시세 상승을 견인했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6억원을 넘어서면서, 4월 수도권 아파트 중위가격(4억153만원)도 처음으로 4억원을 돌파했다.

경기도 아파트 중위가격은 3억1190만원, 5대 광역시 아파트 중위가격은 2억3611만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아파트 중위가격은 3억548만원이었다. 황재현 국민은행 부동산정보팀장은 "대선 정국, 대출 규제 강화, 미국 금리 인상 등의 불안 요소가 있지만 투자처를 찾지 못한 여유 자금이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유입되며 전국 집값이 0.04%의 소폭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부동산 경기 흐름을 바탕으로 3개월 후의 아파트 매매 가격을 전망하는 '매매 전망지수'는 전국이 94.2, 서울이 103.1이었다. 기준치 100 이상이면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는 비율이 높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