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지난해 10월 창립 64주년을 맞아 안식월·유연근무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직 문화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김승연 회장은 창립 기념사에서 "사업 규모가 커지고 시장 지위가 높아질수록 임직원들의 의식 수준도 일류가 돼야 한다"며 "창업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 안에 있는 '젊은 한화'를 깨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서울과 전남 여수 등 전국 7곳에 친환경 직장 어린이집을 마련하고 있다.

한화는 먼저 직원들이 직급 승진을 할 때마다 한 달간의 안식월을 주기로 했다. 새롭게 부여된 직책에 대한 각오와 계획을 다지고, 재충전한 에너지를 회사와 자신을 위해 쓰자는 취지다. 개인별 업무 상황에 따라 미리 신청만 하면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도 도입했다. 계열사별 업무 특성상 유연근무제가 어려운 회사는 점심 시간을 2시간으로 확대했다. 직원들은 점심 시간을 자기 계발과 건강관리를 위해 활용할 수 있다.

또 팀장 정시퇴근제(오후 5시 팀장 의무 퇴근), 리더스 데이(월 1회 팀장 의무 연차) 등을 시행하며 일, 가정 양립을 독려하고 있다.

여성 직원들의 경력 단절 방지를 위한 제도도 다양하다. 2013년부터 핵심 여성 인력으로 구성된 TF팀 '위드(WITH, Women In Tomorrow Hanwha)팀'은 여성이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한 방법을 발굴하고 있다. 여성 직원들은 임신 중 근무시간을 단축하거나 아이가 첫 돌이 될 때까지 야근을 하지 않는 등의 탄력근무제를 활용할 수 있다. 임신한 직원에게는 회사가 핑크색 출입증과 맘스패키지(임신·출산 정보와 필요한 물품)를 제공한다.

한화그룹은 그룹 공채가 아니라 계열사별로 채용을 진행한다. 특히 2014년부터 대졸 신입사원 채용 방식을 '직무 단위'로 시행하면서 근무 지역과 세부 직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불필요한 '스펙' 쌓기를 유도하지 않는다. 2013년부터는 인·적성 검사를 폐지해 채용 절차를 서류 전형, 1차 면접(직무 역량 면접), 2차 면접(인성 면접) 3단계로 간소화했다. 지원자들은 한화그룹의 채용 사이트인 '한화인'을 통해 채용 현황과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한화그룹 계열사가 어디인지 가늠할 수 있다.

이 밖에 방산 계열사인 ㈜한화는 작년 3월부터 근무시간(오전 8시~오후 5시) 중 '1일 1시간' 학습 제도를 운영 중이다. 자기 주도적 학습을 통해 직무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게 독려하는 것이다. 지난 연말에는 직무 관련 자격증을 땄거나 어학 성적이 향상된 직원들을 시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