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3.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2주도 남지 않았다. 문재인, 안철수 주요 대선 후보들은 과학기술부 설치,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자율연구 및 장기 연구 지원, 창업 생태계 활성화 등 과학발전을 위한 공약을 쏟아냈다. 현재까지 과기계 인사들은 "박근혜 대통령 정책의 재탕이다" "철학이 없다" "혁신을 이끌어갈 구체적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라는 차가운 평가를 내놓고 있다.

◆ 새 정책 안보이네...출연연 효율성 제고 고민도 없어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은 25일 '19대 대통령선거 정당별 과학정책 분석' 보고서를 공개하고 주요 후보들의 과학기술 분야 공약과 정책을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정부 연구개발(R&D)의 의사결정 조직 및 방식으로 '4차산업혁명위원회 및 과학기술부 설치'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창업활동을 관장할 컨트롤타워 설치'를 주요한 과기계 공약으로 내세운 것으로 평가됐다.

대전 KAIST에서 열린 '대선캠프와의 과학정책대화'.

문재인 후보는 정부 R&D 자원 배분의 경우, 순수 기초 연구비 비중 확대와 신진·여성·청년·중소기업·박사후연구원·지방 과학자 등 과학기술계 소수집단에 대한 지원과 출연연의 연구자율성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기초과학과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민관 공통연구 국가기술융합센터를 설립하고 출연연 연구자율성 보장을 위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설립을 공약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정보과학기술부 및 대통령 직속 위원회 신설을,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미래부와 산업부 컨트롤타워 일원화를 거버넌스 정책으로 제시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R&D 자원 배분 정책으로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범정부 과학기술위원회에서 정책 및 예산 배분 등 의사결정을 하자는 안을 내놨다.

이같은 후보들의 정책 공약은 박근혜 정부에서 논의했던 것들이다.

한 과학계 관계자는 "출연연의 연구자율성 보장이나 컨트롤타워 조정 문제, 기초연구 비중 확대 등은 늘 논의돼 왔던 것"이라면서 "과기계의 표심을 의식한 공약만 남발하고 최근 문제가 된 출연연 혁신에 대한 참신한 해법 등은 없다"고 비판했다.

◆ 4차산업혁명 정책에 철학이 없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 기조는 크게 달랐다. 문재인 후보는 적극적 정부개입을 주장하고 있으며 안철수 후보는 철저히 민간 주도로 창업혁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홍준표 후보는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유승민 후보는 4차 산업 혁명 환경 조성을, 심상정 후보는 정부-민간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은 보고서에서 "각 후보들이 대부분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나 4차 산업혁명이 구체적으로 어떤 위기와 기회를 가져다주는지에 대한 진단이나 철학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후보 정책의 경우,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설치로 정부 주도 개입 의지를 강조했지만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위원들의 역할은 무엇인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또 안철수 후보는 공공 교육의 핵심 철학으로 '창업'을 내세우고 있어 창업국가 건설에 국민을 동원하자는 것이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과학기술사회정책연구센터 강연실 박사는 "각 후보들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류에 편승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미세먼지 등 환경이나 보건 관련 정책에서도 피해 현상을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과학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철학과 고민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