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유조선·LNG 발주 비중, 작년 11%서 올해 46%로 늘어

전세계 선박 발주량이 작년 4분기 바닥을 치고 올해 증가 추세에 있어 국내 조선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조선사가 강점을 지닌 LNG(액화천연가스)와 유조선 발주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26일 조선·해운 분석 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세계 선박 발주량은 374만CGT(137척)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4만CGT(128척)에 비해 36.5% 증가했다.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2015년 3분기 1228만CGT로 정점을 찍은 뒤 세계 경기침체 여파로 줄곧 감소했고, 급기야 지난해 4분기에는 5분기 만에 5분의1 토막난 219만CGT까지 떨어졌다. CGT는 선박 건조 난이도를 고려한 표준 화물선 환산 톤 수다.

특히 올 1분기 발주 물량에서 유조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5%, LNG선 비중은 약 11%를 차지했다. 작년 1분기에는 유조선 비중이 약 11%에 그쳤고 LNG선 발주는 전무했다. 유조선은 지난해 연간발주량이 260만CGT였는데 올해는 1분기 만에 절반 수준인 130만CGT를 기록했고 LNG선은 지난 한 해 총 60만CGT가 발주됐는데 올해는 1분기에만 40만CGT가 발주됐다.

삼성중공업이 호그LNG사에 인도한 14만5천㎥급 FSRU.

홍성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지난해 바닥을 치고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 조선업체가 강점이 있는 LNG, VLCC(초대형 유조선)를 포함한 유조선 중심으로 발주가 이뤄진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상선시장에서 운임·용선료가 오르고 있어 선복과잉 문제도 개선되고 있다”며 “유조선도 시장 가격이 많이 내려가 중국도 더는 가격을 낮출 수 없는 상황이라 품질경쟁력이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좋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조선사들은 올 1분기에 세계 선박 발주량의 24%인 90만CGT를 수주했다. 지난해 1분기에 세계 선박 발주량의 7.3%인 20만CGT를 수주한 것과 비교하면 점유율이 확대됐다. 또 국내 조선사들이 지난해 연간으로 180만CGT를 수주한 것을 감안하면 올 1분기 수주량이 이미 작년 수주 물량의 절반을 차지했다.

척수 기준으로는 지난해 1분기 9척에서 올 1분기 22척으로 늘었다. 22척 중에서 원유운반선과 석유제품 운반선을 포함한 유조선이 12척이었고 LNG선이 6척이었다. 국내 조선사들은 작년에 총 9척의 LNG 선박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올 1분기 선박 수주에서 척수는 유조선이 많지만, 수주금액은 LNG·FLNG가 더 크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의 선박 수주는 작년 1분기 59척에서 올 1분기 58척으로 다소 줄었고 일본의 경우 23척에서 8척으로 크게 줄었다. 일본과 중국은 벌크선 건조가 늦어지면서 도크가 비워지지 않아 신규 수주능력이 감퇴하는 것이다.

한국 조선업은 전 세계 LNG선 인도량에서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이 부문에서 일본과 중국대비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전 세계 LNG선은 232척 인도됐는데 이중 한국 조선업이 인도한 LNG선은 82%인 191척이다.

박무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0년간 한국이 191척의 LNG선을 인도할 동안 일본은 27척, 중국은 11척을 인도했을 정도로 한국이 LNG선 분야는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며 “중국과 일본이 주력 선종으로 꼽는 벌크선 부문에서도 한국이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