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개, 음식 배달, 숙박 예약, 쿠폰 적립과 같은 온·오프라인 연계(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업체들이 긴 적자의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 부동산중개 앱 직방이 100억원대의 적자에서 벗어나 작년에 소폭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음식 배달 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흑자로 전환했다. 숙박 중개 앱 야놀자과 쿠폰 적립 서비스인 스포카는 작년에 적자 폭을 확 줄였고 올해 흑자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분야별 1등 O2O 업체들이 수익 창출의 궤도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O2O는 온·오프라인을 연결해 소비자에게 각종 편익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스마트폰으로 음식을 시키거나 전·월세 집을 찾고 숙박업소를 예약하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부동산 중개에서 숙박 예약까지…돈버는 O2O 시대 열려

부동산 중개 앱 1위 직방은 작년에 매출 275억원에 영업이익 1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고 영업이익은 125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직방은 올해 매출을 2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직방 앱은 최근 누적 다운로드 2000만건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숙박 예약 앱 야놀자와 제휴한 숙박업소에서 한 고객이 가상현실(VR) 안경을 끼고 VR 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쿠폰·포인트 적립 서비스업체 스포카와 제휴를 맺은 매장에서 종업원이 고객의 전화번호를 입력해 고객에게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있다.

우아한형제는 작년에 매출 849억원과 영업이익 25억원을 냈다.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149억원·248억원씩 적자를 낸 것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다. 폭발적인 매출 성장세도 지속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에 배달의 민족 앱을 통한 월 음식 주문 건수가 1100만건을 넘어섰다"면서 "올해도 연 매출이 60%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숙박 중개 앱 야놀자는 올해 들어 매달 수억원씩 이익을 내고 있다. 작년 8월부터 월별 기준 실적이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올해는 매출 1000억원대 진입과 연간 기준 흑자 전환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이룬다는 계획이다. 야놀자의 이수진 대표는 "앱을 통해 예약 가능한 숙박 제휴 점수가 1만4600개를 넘어서고 가입자 수(누적 기준)도 600만명에 달하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14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쿠폰·포인트 적립 업체 스포카는 올해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매장 내 태블릿PC에 고객의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포인트가 적립되는 도도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분야별 1~2위 간 격차 벌어지나

돈 버는 O2O 업체의 공통점은 분야별 1위 업체라는 것이다. 같은 분야의 2위 업체들이 여전히 적자의 늪에 빠져 있는 것과는 크게 대비된다. 분야별 1위 업체들은 수백만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을 갖췄기 때문에 광고비나 판매비 같은 비용을 적절하게 조절하며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예컨대 우아한형제들은 작년에 광고 선전비를 2015년 161억원에서 75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였다. 판매 촉진비도 같은 기간 152억원에서 76억원으로 감축했다.

대규모 투자 자금을 유치해 든든한 자금력을 갖춘 점도 이들의 공통점이다. 우아한형제들이 1000억원대의 투자를 유치한 것을 비롯해 직방(650억원)·야놀자(310억원)·스포카(115억원)도 수백억원씩 투자를 받았다. 스포카는 '확고한 1위 자리'를 위해 작년 말 2위였던 티몬플러스를 인수했다. 경쟁사를 없애 수익 기반을 만든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경영학)는 "앞으로 2~3년 내 분야별 1위 O2O 업체들은 대부분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며 "완전 경쟁 체제인 다른 온라인 비즈니스와 마찬가지로 020 서비스도 결국 각 분야의 1위만 살아남는 승자 독식이 재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