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8 일부 제품에서 화면에 과도한 붉은빛이 돈다는 소비자 불만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제품 자체의 불량이 아니라 초기 설정 문제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설정에 문제가 생긴 원인을 찾기 위해 부품 납품업체와 공장 생산라인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삼성전자와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19일 "갤럭시S8 일부 제품에서 나타난 붉은 화면은 디스플레이로 사용된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 화면의 결함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문제가 제기된 제품들도 설정만 바꾸면 색상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불량은 아니다"며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는지에 대해서는 정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경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OLED 불량이라면 색상이 뭉치거나 얼룩덜룩하게 보여야 하는데, 이번 붉은 화면은 화면 전체에 붉은빛이 상대적으로 도드라져 보이는 형태"라며 "공장 출하 과정에서 초기 화면 설정에 대한 검수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OLED를 구동하는 반도체 칩이나 색상 기준을 잡는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러 업체에서 납품받은 비(非)메모리 반도체 칩의 성능이나 설정이 균일하지 않을 경우 색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송명훈 울산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8에 새로운 발광 소자를 적용하면서 색상을 조절하는 소프트웨어 최적화가 미흡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8일부터 홈페이지와 이동통신사 대리점을 통해 갤럭시S8의 색상 조절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는 온라인 게시판에 "일부 제품에서만 붉은 화면이 나타나는 것 자체가 불량"이라는 글을 올리며 여전히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