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진출 성공사례] 삼성전자
현지 특화 제품, 한류 콘텐츠 결합 노력으로 성공 신화
'오토바이족' 겨냥한 운전 중 스마트폰 자동 응답 기능도

만년 적자를 면치 못했던 베트남 무역수지는 2012년 2억8000만달러(약 319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베트남이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것은 1992년 이후 처음이었다.

흑자 전환의 배경에는 삼성전자가 있었다. 베트남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삼성전자 휴대전화 수출액은 2011년 68억달러(약 7조7520억원)에서 2015년 306억달러로 4배 넘게 늘었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무엇보다 베트남 현지 시장에 특화된 제품을 앞세운 것이 주효했다. 베트남 사람들은 오토바이를 자주 이용한다. 열악한 도로 사정으로 오토바이를 많이 타는 베트남 사람들의 특성을 반영해 삼성전자는 갤럭시 J시리즈에 ‘S-바이크 모드’를 탑재했다. 오토바이 운전 중 전화가 오면 메시지가 자동으로 응답하는 기능이다.

여기에 더해 날씨를 포함한 외부 환경도 고려해 제품을 차별화했다. 베트남은 기온과 습도가 높다. 잦은 전압 이상과 낙뢰 등으로 사용 환경도 열악한 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트리플 프로텍션’ 기능을 선보였다. ‘트리플 프로텍션’은 주요 부품이 급격하게 바뀌는 전압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보호 기술이다.

삼성전자 베트남 박닌성 옌퐁공장에서 현지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

◆ 베트남 공대생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1위
2000년대 중반 이후 베트남에 몰아친 한류 열풍도 놓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한류 콘텐츠를 접목한 TV플러스 서비스를 2016년 6월 선보였다. TV플러스는 가상 채널 서비스로 삼성전자 스마트TV와 인터넷이 연결돼 있으면 각종 프로그램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그동안 한류 스타들의 공연을 인터넷으로 검색해 봐야 했던 베트남 팬들은 TV플러스를 통해 케이팝(K-pop) 공연을 고화질로 즐길 수 있게 됐다.

이 모든 것에는 베트남의 젊고 풍부한 인적 자원을 저렴한 임금으로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이 큰힘이 됐다. 베트남은 평균 연령이 28.2세로 젊다. 여기에 베트남 제조업의 평균 급여는 249달러(약 28만원)로 중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원가 절감을 위해 1원 단위까지 다투는 제조업의 치열한 경쟁을 생각하면 엄청난 매력 포인트다.

이 같은 노력으로 삼성전자는 시장 점유율과 브랜드 이미지를 동시에 높일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평가조사 전문기관인 ‘베트남 리포트’가 최근 발표한 ‘2017년 번영하는 베트남 기업 톱 500’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다. 톱 10에 든 외국 기업은 삼성과 일본 혼다뿐이다. 또 지난해 베트남 공대생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1위에도 선정됐다.

인재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삼성전자는 현지의 우수한 인력 육성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을 이끌어갈 미래 연구·개발(R&D) 인재 양성을 위해 2012년부터 하노이공과대, 2014년부터는 우정통신기술대, 하노이국립대와 ‘삼성 탤런트 프로그램’을 진행해 2016년까지 우수 대학생 420명에게 19만2000달러(약 2억1888억원) 상당의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