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K bank)가 영업을 시작한 지 열흘이 지났다. 이미 10만명 이상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케이뱅크의 고객이 됐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5일 은행업 본인가를 받고 서비스 시작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실거래테스트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빠르면 6월말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은행들은 높은 금리의 예‧적금과 시간 제약이 없는 편리한 서비스를 내세우며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을 이용하려는 고객들이 곰곰이 따져 봐야 할 부분도 많다.
① 문제생기면 달려갈 고객센터는 어디에?
인터넷은행의 핵심은 모바일을 이용해 모든 거래를 한다는 점이다. 예‧적금을 받거나 대출을 내주는 일이 모두 전자금융방식인 모바일로 이뤄진다. 계좌를 개설하기 위한 신분확인도 영상통화 등 스마트폰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거래를 하면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는 많다. 스마트폰을 구동하다 바이러스나 해킹 등의 문제가 발생하거나 송금과정에서 실수로 다른 계좌로 돈을 보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사소한 문제는 전화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전화상으로 해결하기 힘든 문제가 발생하면 은행 직원과 직접 대면으로 만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고객센터를 찾아야 한다.
고객센터는 두 은행 모두 서울 중심부에 위치해있다. 영업을 시작한 케이뱅크는 서울 충정로 충정타워에 고객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10명(지원업무포함)의 직원이 고객응대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서울역 인근 KDB생명타워 건물에 고객센터를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전담 직원(모바일 뱅커) 55명을 고객센터 업무를 위해 고용했다.
정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전자금융방식(모바일)으로 고객이 업무를 봐야하지만 고령층이라든지 스마트폰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금융거래를 시도했는데도 거래가 되지 않을 경우 대면으로 폰을 가지고 가서 처리해야 해 이런 센터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예외적 대면거래에 있어서도 인터넷은행 고객들은 모바일로 시도했던 전자금융거래 기록을 제시해야 한다. 비대면방식으로 업무가 불가능했다는 것을 보여줘야 인터넷은행의 직원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셈이다.
② 예금자 보호는 5000만원까지 가능
은행이 파산했을 경우 예금이나 적금 등 고객의 자산은 보호를 받을 수 있을지도 중요한 문제다. 인터넷은행도 정부가 규정한 은행법상의 은행이기 때문에 예금자보호가 가능하다. 예금보호 대상은 투자상품을 제외한 예금과 적금상품이며 보호금액은 일반 은행과 같은 5000만원까지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은행으로 인가를 받는 동시에 법에 따라 예금보험에 강제로 가입해야 하는 부보대상금융회사가 된 것"이라며 "케이뱅크의 예적금 상품은 이미 보호가 되고 있고 카카오뱅크도 영업이 시작되면 바로 예금보호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예보는 이미 케이뱅크의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모바일 등에서 홈페이지에서 상품설명서를 반드시 열람하도록 권고했다. 또 상품설명서 상단에는 예금보호 로고를 넣어 예금보호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예보는 케이뱅크의 예금보호 로고 사용이 고객 불안감을 줄이고 케이뱅크의 영업력을 높여 금융시장에 인터넷은행이 안착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③ 기업대출은 가능할까?…원칙적으로는 가능, 현실은 불가능
인터넷은행이 기존 은행들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내주는 영업을 하면서 기업대출도 가능할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에 기존 은행들보다 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제공할 수 있다면 중소기업들의 영업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정부는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가 기업에게 대출을 내주는 것은 영업활동의 자유에 해당하기에 자율적으로 선택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은행업 인가를 내준 정식 은행인 만큼 기업대출을 할지 말지는 각 은행이 결정해야 할 문제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부가 인터넷은행 허가를 내주면서 추가한 부대조건인 '전자금융거래방식으로만 영업을 해야한다'는 조항이다. 전자금융거래방식으로 영업을 해야한다는 것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모든 거래과정이 인터넷과 모바일 등 비대면으로 이뤄져야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제약요건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점이 많다. 우선 기업대출을 내주기 위해선 법인계좌를 만들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완전한 비대면방식으로 법인계좌를 개설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다. 지난 1월 정부(금융위원회)와 금융결제원, 금융감독원, 은행권은 법인에게도 비대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은행이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법인대표(기업체 사장)가 스마트폰으로 신분증을 촬영하고 영상통화를 해서 비교하는 방식으로 본인확인을 해 계좌를 열어주는 방법이 사용됐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법인 대표의 개인 계좌가 이미 우리은행에 있어야만 법인 계좌를 비대면으로 만들 수 있다. 법인 계좌가 개인 계좌보다 금융사고 등의 위험성이 높고 거액의 돈이 오고가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인터넷은행들이 스마트폰으로 개인계좌로 열고 다시 법인계좌를 개설하는 게 확실한 신분확인방법으로 사용해도 될지 현재 결론이 나지 않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단 기존 계좌가 있어야 그 계좌에 연동해서 비대면 계좌를 만들 수 있는 구조"가 현재 시스템이라고 했다.
더 큰 문제는 기업 실사(實査)다. 보통 규모가 작은 중소·중견기업이라도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대출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은행들은 서류만을 보고 대출을 내주지는 않고 기업의 영업현장과 공장 등을 방문하고 경영진을 면담하는 등 실사의 과정을 거친다. 서류를 위조하거나 매출을 과장하는 방법으로 사기대출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은 이런 업무를 할 수 없다. 비대면으로 모든 것을 끝내야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얼굴만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고 수백억원을 빌려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