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장준희 세란병원 내과 과장

우리 몸속 혈관의 길이는 12만 5000km로 지구 둘레 2바퀴 반 정도의 길이에 해당한다. 한순간도 쉬지 않고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혈액은 혈관을 통해 우리 몸 구석구석으로 보내진다. 하지만 노화로 인해 혈액의 이동 통로인 혈관의 탄력성이 줄어들고 단단해지면 건강에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요즘과 같이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혈관 질환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온이 10도 내려가면 혈압은 약 13mmHg가 높아지고, 일교차가 1도 커지면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2.46% 증가한다. 따라서 체온을 유지하지 위해 힘써야 한다.

보통 혈관 건강을 이야기 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두 가지 사항이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이다. 콜레스테롤은 스테로이드 일종으로 세포막을 구성하는 기본 물질이며 비만 등으로 인해 혈관에 지질단백질이 쌓이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건강을 판단하는 주요 자료로 사용된다.

콜레스테롤 수치 측정은 흔히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말하는 HDL,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하는 LDL, 그리고 이 두 가지를 합친 총콜레스테롤로 구분된다. 또한 총콜레스테롤이 200mg/dL 미만이면 정상, 200~239mg/dL이면 주의, 240mg/dL 이상이면 고지혈증으로 판단한다. 문제는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이어도 LDL이 150mg/dL을 넘어섰거나 HDL이 45mg/dL 이하라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혈압은 심장이 얼마나 혈액을 잘 펌프질 하는지 알려주는 지표로 정상범위는 수축기 혈압120mmHg 미만, 이완기 혈압 80mmHg 미만이며 이 수치가 각각 150~160mmHg 이상, 90~100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구분한다.

혈압수치가 정상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경우라면 다양한 성인병으로 연결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데 특히 당뇨나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증후군은 혈관을 딱딱하게 만들고 노폐물을 축적시켜 생명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혈압을 체크하고 수치가 비정상적이거나 흉통 등 증상을 느낀다면 반드시 내원하여 전문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혈관은 평소에 잘 관리해야만 혈관질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만약 관리에 소홀하여 30대 이후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거나 어지럼증, 두통 등 증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면 이미 동맥내강의 70% 이상이 막혔거나 탄력도가 감소해 혈관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혈관을 관리하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다. 혈압ㆍ혈당ㆍ콜레스테롤ㆍ체지방률ㆍ동맥경화도(맥파 속도)검사, 경동맥초음파, 복부초음파와 같은 검사를 통해 본인의 혈관 상태를 파악하고 문제가 있다면 전문의에게 치료 조언을 구해야 한다.

평소 생활 관리도 중요한데 가급적 기름진 육류는 피하고 섬유질이 풍부한 곡물이나 과일 및 녹황색 채소를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오메가3를 함유한 등푸른 생선이나 대두, 검정콩도 혈관에 좋고 짜게 먹거나 과식하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이와 함께 꾸준한 운동도 혈관관리에 많은 도움이 되며 과음이나 흡연도 되도록 멀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