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제이케이, 비엔씨컴퍼니, 제이스테판, 우전, 세한엔에스브이, 세븐스타웍스, 에스에스컴텍 등…

위에 나열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모두 얼마 전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는 감사의견 거절 또는 한정을 받은 코스닥시장 상장사라는 점입니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38조에 따르면 감사의견 '적정'인 기업만 상장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부정적의견'이나 '의견거절', '한정'을 받으면 어렵게 입성한 코스닥시장에서 쫓겨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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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또 있습니다. 최근 또는 1~2년 사이 회사 이름을 변경했다는 점입니다. 에스제이케이의 옛 이름은 세진전자입니다. 이 회사는 올해 2월 21일 사명을 바꿨습니다. 비엔씨컴퍼니는 이달 6일 금성테크에서 지금의 회사명으로 변경됐습니다. 세우테크는 다섯 달 전 제이스테판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우전앤한단과 엔에스브이 역시 지난해 각각 우전, 세한엔에스브이로 간판을 교체했습니다. 세븐스타웍스의 옛 이름은 티브이로직, 에스에스컴텍의 이전 사명은 유원컴텍입니다. 기업명을 바꾼 이유는 모두 비슷합니다. "회사 이미지를 제고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사명을 바꿨더니 상장폐지 위기가 다가오더라"는 식의 '코스닥기업 징크스' 사례를 말하려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 반대의 경우겠죠. 위기에 빠진 상장사가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회사 이름까지 변경하는 모습을 보면 때론 안쓰러운 마음도 듭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투자자는 더 객관적이고도 냉정한 시각을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 이미지 제고'라는 아름다운 표현이 실은 기업의 과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감추기 위한 덮개였던 경우가 종종 있어왔기 때문입니다.

가령 지난해 회사명을 바꾼 GMR머티리얼즈(옛 스틸앤리소시즈)는 2015년 창업자가 사기·횡령 등의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검찰에 구속된 바 있습니다. 이 회사를 세운 강진수씨는 한때 고철업계에서 거물로 통하던 인물입니다. 그러나 계열사 매출을 부풀려 허위채권을 발행하는 등 사기행각을 벌이다 끝내 법의 심판을 받게 됐습니다. 이후 회사는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밀가루 제조 전문업체 한탑(002680)역시 2015년 영남제분에서 지금의 사명으로 교체된 케이스입니다. 영남제분은 '회장 사모님의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기업입니다. 류원기 전 회장의 아내 윤모씨는 2002년 자신의 사위와 이종사촌 여동생의 관계를 의심해 청부살인을 지시한 혐의로 2004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물론 과거에 물의를 일으켰다고 해서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볼 일은 아닙니다. 또 회사 이름을 바꾸는 모든 코스닥 상장사에 문제가 있진 않을 겁니다. 다만 그간의 숱한 경험들이 사명 변경의 배경을 예의주시하라고 경고합니다. 투자자라면 이를 외면해선 안됩니다. 코스닥시장에서 조심하고 또 조심해서 손해볼 일은 없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