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8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하드웨어적으로는 2년 이상, 소프트웨어는 5~6년 이상 준비한 결정체입니다. 그 과정을 내가 지켜봤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습니다. 갤럭시S8은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발생한 코스트(비용·Cost)를 인베스트먼트(투자·Investment)로 바꿔주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 공개를 이틀 앞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회사에 큰 빚을 졌다. 빠른 시일 내 상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우리의 아픔은 2020년, 2030년쯤 삼성전자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되리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갤럭시S8은 최첨단 기능이 탑재되면 전작에 비해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 시리즈에 베젤을 최소화한 듀얼 엣지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새로운 지능형 스마트폰 인터페이스 빅스비, 강력한 보안을 자랑하는 홍채, 지문에 이은 안면 인식 등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이 밖에도 IP68 등급의 방수방진, 세계 최초의 10나노 프로세서의 성능, 기가 LTE 등도 탑재했다.
고 사장은 "갤럭시S8 시리즈는 스마트폰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한 제품이며, 소비자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다시 시작한 첫 제품"이라며 "무엇보다도 제품 자체가 삼성전자의 이런 진심을 잘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구체적인 판매량을 언급할 순 없지만 전작(갤럭시S7)에 비해서는 더 많이 판매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갤럭시S시리즈 가운데 베스트셀러였던 갤럭시S4의 첫해 판매량은 4500만대, 이를 넘어선 갤S7은 5200만대가 팔렸다. 즉, 고 사장은 갤럭시S8 시리즈가 역대 최대 판매량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있는 셈이다.
고 사장은 "매번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같지만 이번 사업자와 거래선, 유통 파트너, 소비자 등의 반응을 보면 갤럭시S7 보다는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갤럭시S8에는 삼성의 기술 혁신과 소비자 중심 철학이 총 집대성됐다"며 "기존 스마트폰과는 선을 긋고, 틀을 깨며, 스마트폰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는 제품으로 새로운 서비스와 모바일 경험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고 사장은 갤럭시S8 기획의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10년 후 역사를 되돌아봤을 때 새로운 스마트폰 경험이 시작됐다고 평가 받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기획했다"며 "새로운 기술 트랜드와 새로운 에코시스템이 시작되는 작지만 의미 있는 시작점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몇 년 후 이 제품과 서비스가 어떻게 진화하고, 우리 생활을 바꾸게 될 것인지 예상해 보면 더 좋을 것 같다"며 "앞으로도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내놓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한편 고 사장은 이날 갤럭시S8의 가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고 사장은 "100만 원이라는 가격에 대해서는 심리적 저항이 있다"면서 "갤럭시S8플러스의 가격이 100만 원을 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고동진 사장의 일문일답.
-갤럭시노트7과 관련한 불신은 어떻게 불식시킬 것인가.
"1월에 갤럭시노트7 발화원인을 발표할 때 배터리 문제라고 결론내렸다. 시장에서 수거한 제품, 우리가 재고로 가지고 있던 제품 등을 다각도로 테스트해 봤다. 외국 업체들이 독립적으로 조사한 결과도 같았다. 전문가들의 보증도 받았다.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거래선에 투명하게 설명했다. 8가지 배터리 안전 점검 사항도 만들었다. 3개월 동안 매일 아침에 회의를 하면서 점검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배터리에 대해선 우리가 잘 모르는 것으로 치부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갤럭시노트7으로 생긴 손해는 비용이 아니라 투자로 만들어야겠다는 것을 가슴 깊이 느꼈다. 큰 금액을 잃어버렸지만 투자한 것이다. 몇 년에 걸쳐 상환할지 모르겠지만 삼성전자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 빅스비의 이름은 어떻게 지었으며, 다른 회사의 인공지능과 비교할 때 차이는
"빅스비는 1000 명의 외국인으로부터 공모해서 지었다. 남녀가 같이 사용하는 이름이며, 성차별이 없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예쁜 다리 이름으로도 사용되고 있으며, 발음상으로도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가는 이름이다. 구글 어시스턴트나 알렉사는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한 검색 결과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 몇대 대통령이 누구냐'는 역사적인 사실에서 시작해 '지금은 음식점 찾아달라' '음악 들려달라' 등으로 확장됐다. 빅스비는 갤럭시 폰에 담겨 있는 기본 앱들을 모두 연결해서 음성으로 묶운 것이 특징이다. 연락처, 사진갤러리, 메시지 앱 등이 연결된다. 사진을 찍어서 전송한다고 가정해 보자. 사진을 찍는 앱을 구동하고, 프리뷰하고, 보정하고, 공유하고, 연락처 찾아서 전송한다.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다고 해도 거의 비슷한 5∼6단계를 거친다. 하지만 빅스비에 "셀카 찍어서 이영희 부사장에게 보내줘"라고 하면 빅스비가 이 단계를 찾아가면서 한다. 모든 명령을 보이스 테크놀로지로 연결하되 기존 사용자가 익숙한 펀치 등이 언제나 들어갈 수 있다.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최적화되게 딥 러닝(deep learning)이 들어가 있다."
-빅스비는 언제부터 활용할 수 있나.
"한국어는 출시와 함께 가능하다. 그러나 영어 버전은 출시와 동시에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1개월 보름 정도 이후에 제대로 된 소프트웨어를 시장에 내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실수가 많지 않도록 숨을 좀 고른 뒤에 내놓을 생각이다. 바로 활용이 안되는 이유는 앱과 앱을 전부 연결해야 한다. 또 언어를 인식하도록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예를 들면 사투리로 말할 경우 어느 정도까지 인식하도록 할 거냐 하는 문제가 있다. 같은 영어라고 해도 많이 다르다. 언어인식기능이 커버하는 범위를 90%까지 올리려고 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 뉴욕으로 오기 전에 한국어 버전으로 평가해 봤는데 5∼6년 동안 엔지니어들이 고생한 보람이 있구나 싶었다. 좋은 비전을 가지고 있는데 이제 걸음마 단계이다. 오래동안 꿈꿔 온 방향으로 가고 있다."
-빅스비와 관련해 생태계 조성이 중요한데.
"폰에 기본적으로 탑재된 앱과 앱을 연결하고 카카오톡을 포함한 상당한 앱도 현재 우리 자체기술로 연결이 가능하다. 우리가 인수한 비브랩스는 제3자(third party) 시스템을 쉽게 빅스비에 연결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게 장점이다. 음식점, 관공서, 세탁업소 등등의 앱을 원하면 갖다 붙일 수 있게 해 준다. 다양한 에코들이 들어와서 빅스비에 붙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빅스비를 중저가 제품으로 확산할 거냐.
"당연하다. 중저가에서도 제공하는 게 반드시 해야 될 의무이다."
-갤럭시S8의 기본 색상은.
"블랙(검정색), 실버(은색), 그레이(회색) 등 세 가지가 기본이다. 전 세계 공통이다. 한국에는 블루 코럴이 들어가는데, 특정 메모리를 채택한 제품에만 들어가고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 엣지를 싫어하는 유저도 있다. 고스트 터치(사용자가 터치하지 않았는데 터치되는 현상) 때문인데 갤럭시S8에서는 이 문제를 상당히 많이 해결했다."
-홍채인식 기능이 개선됐나.
"그렇다. 갤럭시노트7에서 했던 인식기능보다 인식률과 보안이 개선됐다. 이번에는 얼굴 인식 기능도 넣었다. 이 기능은 사용자의 헤어스타일 변화와 화장 여부, 면도 여부, 안경착용 여부 등에 상관없이 인식할 수 있다. 사용자의 작은 변화를 딥 러닝(deep learning)을 통해 패턴을 저장하기 때문에 변화를 주더라도 사용자를 인식할 수 있게 된다."
-폰의 디자인 변화는 어떤 의미가 있나.
"이번에 디자인 바꾼 것은 더 많은 화면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갤럭시S7엣지는 기술적으로 (폰의) 74%를 화면으로 보여준다. 갤럭시S8은 83%를 보여 준다. 베젤(테두리) 좌우를 거의 없애 버리고, 상하도 줄일 수 있는 만큼 줄였다. 화면이 넓어진 것은 멀티미디어를 추구하는 세대에는 엄청난 혜택이다. 18.5 대 9 비율의 디스플레이는 게임이나 동영상을 볼 때 몰입감을 최고로 높여 준다. 갤럭시S7에 있었던 방수, 방진, 빠른 카메라 등의 기능은 그대로 반영했다. 갤럭시S8에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로 10나노(nm)를 썼다. 이는 배터리를 20% 정도 절약할 수 있게 해 준다. 디자인 변경은 미리 생각하고 2년 이상 준비해 온 것이다. 갤럭시노트7에 반영하려다가 당시 홍채 인식만 넣었다. 갤럭시S8은 하드웨어적으로는 2년 이상, 소프트웨어는 6년 이상 준비해 온 것이다. 빅스비는 6년 전에 시작한 것이다."
-VR(가상현실) 기기는 개선됐나.
"갤럭시S7도 문제됐던 게 30분 정도 쓰면 어지럽다는 것이었다. 이 문제를 많이 개선한다고 했는데 100% 해결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손에 쥐고 컨트롤하는 리모컨을 이번에 도입했다. VR을 쓰고서 쉽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다."
-언팩 준비는 힘들었나.
"몸무게 한 달동안 5kg 뺐다. 전 세계 고객과 삼성 사람들이 다 본다. 갑자기 빼면 안되니까 한 달 기간 잡고 시작한거다. 먹는 양을(식사를) 줄였다. 프리젠테이션에서 발음 신경을 많이 쓴다. 문장을 읽는 것처럼 들리면 실패다.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 외워야 하지만, 외우기만 해서는 안된다. 프롬프터가 있어도 엉키면 (프롬프터가) 보이지 않는다. 그 문장에서 내가 전달하려는 뜻을 머리속에 담아둬야 한다. 발표 전날 리허설만 3번 했다."
-갤럭시S8 재고와 수율은.
"초기에 최소 3.5주 재고물량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유통에서 지를 수 있다. 이후에도 계속 물량을 대줘야 하고. 갤노트7도 제품이 좋아서 (초기에) 지른 만큼 나갔다. 수율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올라왔다."
-갤럭시S8 판매량은.
"구체적인 판매량을 언급할 순 없지만 전작(갤럭시S7)에 비해서는 많이 판매될 것 같다. 언팩 행사후 초기 열흘동안 시장반응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면 결과를 알 수 있다."
-갤럭시S8 가격은.
"가격은 아직 결정 안했다. 사업자와 얘기중이다. 하지만 나는 (국내 가격은) 100만원 넘기지 않을 생각이다. 100만원은 상징적인 가격이다. 저항선 같은 거다. (100만원을) 넘기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빅스비 도입과정에서 구글과의 마찰은 없었나.
"삼성전자의 빅스비와 구글이 생각하는 인공지능(AI)의 방향성이 다르다. 따라서 빅스비와 구글 어시스턴트는 경쟁 상대가 아니기 때문에 마찰은 없다."
-구글 독립을 위해 중가폰의 타이젠 OS 탑재 계획은.
"그동안 삼성전자는 저가폰에만 타이젠을 탑재해왔다. A시리즈 등 중가폰에 타이젠을 탑재하는 것은 굉장히 민감한 문제로 고민이 필요하다. 이건 삼성전자와 구글 만의 문제가 아니라 스마트폰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