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주름 개선이나 피부 미용에 활용되는 필러 시장이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선두업체인 다국적 제약사 갈더마코리아에 이어 LG화학(옛 LG생명과학)과 메디톡스가 국내 시장 선두권을 지키는 가운데 일동제약 등 후발 주자가 필러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필러는 안면성형용으로 인체에 안전한 재료를 얼굴 진피 층에 주입해 주름을 개선하고 미관상 볼륨을 찾아주는 등 피부 조직을 보충해주는 주사 타입의 의료기기다. 보통 아미노산과 우론산으로 이뤄지는 복잡한 다당류인 히알루론산이 재료로 쓰인다.

◆ 매년 약 30% 급성장하는 필러 시장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필러 시장 규모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연평균 27.4%씩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2015년 시장규모는 1096억원이다. 업계는 작년 국내 시장 규모가 약 1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시장 규모는 최소 17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성형용 필러 시장 성장 추이.

필러 시장이 급성장하는 이유는 시술이 간단해 이용하는 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필러와 함께 피부 미용 및 성형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보톡스는 의약품이어서 연구개발이나 임상, 허가가 까다로운 반면 필러는 의료기기로 분류돼 임상이나 허가가 복잡하지 않고 적극적인 마케팅도 가능하다.

국내 필러 시장에서는 다국적 제약사가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996년 세계 최초로 비동물성 히알루론산 필러를 개발한 다국적 제약사 갈더마코리아의 ‘레스틸렌’이 가장 많이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 제약사 앨러간의 ‘쥬비덤’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LG화학(옛 LG생명과학)과 메디톡스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LG화학은 2015년 필러 브랜드 ‘이브아르’로 약 400억원의 매출(국내외 합산)을 달성한 데 이어 작년에는 580억원의 올렸다. 메디톡스의 필러 브랜드 ‘뉴라미스’도 2015년 매출(국내외 합산)이 290억원에 그쳤지만 2016년 6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LG화학이 지난 2월 개최한 이브아르 프리미엄 라인 ‘인텐시브 플러스’ 기념 콘서트에서 서현진 아나운서가 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메디톡스의 한 관계자는 “시술이 까다롭고 고통이 있는 보톡스보다는 필러 제품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으로 필러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후발주자 가세로 경쟁 치열해지는 필러 시장...기능 개선과 마케팅이 관건

갈더마코리아, 앨러간, LG화학, 메디톡스 등 국내외 주요 필러 업체가 주도하는 시장에 올해 초 일동제약이 가세하면서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 1월 주름개선용 히알루론산 필러 ‘네오벨’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시장 개척에 나섰다. 의약품으로 다진 영업과 마케팅 역량을 발판으로 네오벨을 차세대 주력 제품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일동제약은 특히 자체 개발한 특허 기술 ‘초고분자 히알루론산 생산방법’이 적용된 원료를 사용하고 식약처 승인을 받은 KGMP 시설에서 제조했다는 점을 내세워 품질 우수성 등 차별성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일동제약은 지난해 일동히알테크를 별도로 설립해 히알루론산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하고 관계사인 미용성형의료기기 전문업체 일동에스테틱스와의 공동 마케팅으로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갈더마코리아가 오는 5월 출시할 예정인 ‘레스틸렌 리파인’, ‘레스틸렌 디파인’.

시장 점유율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 갈더마코리아는 팔자주름 개선에 탁월한 ‘레스틸렌 리파인’, ‘레스틸렌 디파인’을 오는 5월 출시하고 성능에서 차별성을 내세워 리딩 브랜드로 입지를 단단히 한다는 계획이다. 레스틸렌 리파인과 레스틸렌 디파인은 피부가 얇고 움직임이 많아 시술이 까다로운 팔자주름 개선에 대한 효과를 미국 식품의약청(FDA)로부터 승인받았다.

박형호 갈더마코리아 전무는 “이번 FDA 승인으로 레스틸렌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확장,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화학도 지난 1월 탄성과 응집력을 모두 높여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물성을 구현한 프리미엄 라인 제품인 이브아르 ‘인텐시브 플러스’를 내놓고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인텐시브 플러스는 볼륨 개선 효과가 뛰어나면서 볼륨 형태가 잘 유지되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중에서만 판매되는 국내외 필러 제품은 30종이 넘는다”며 “단가 인하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이 국내 시장에서 벌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