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이용한 모바일 쇼핑의 대중화와 유통 채널의 다양화, 점차 세분화되는 고객의 니즈 등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업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인한 뚜렷한 저성장 기조도 유통 업계가 돌파해야 할 과제다. 특히 손쉽게 제품을 비교하고 따져보며 구매할 수 있는 모바일과 온라인 쇼핑은 오프라인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이처럼 달라진 환경과 현명해진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해법은 빅데이터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더욱 새롭고 편리한 '스마트 쇼핑'의 제시다. 이에 따라 여러 유통 업체는 첨단 기술을 더한 스마트하고 혁신적인 쇼핑 서비스를 선보이며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스마트 쇼핑 시대를 맞아 전통적으로 강한 오프라인 채널과 온라인, 모바일 채널을 결합한 '옴니채널 서비스'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Getty Images Bank

◇롯데백화점, '옴니채널'로 스마트 쇼핑 시대 열어

롯데백화점은 2014년 국내 백화점 최초로 옴니채널 서비스를 도입했다. '옴니채널(Omni-Channel)'은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온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을 쉽게 넘나들며 상품의 탐색과 구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쇼핑 시스템이다. 롯데백화점은 자체 보유한 백화점, 아웃렛, 온라인몰과 함께 마트, 편의점, 홈쇼핑 등 유통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옴니채널 환경을 구축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옴니채널 서비스의 핵심은 한 마디로 고객의 이탈을 막는 '락인(Lock-in)' 전략으로 정의할 수 있다. 백화점으로 대표되는 오프라인 채널에서 온라인과 모바일로, 또는 그 반대 방향으로 이탈하려는 고객들에게 이 모든 채널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이탈 고객을 다시 흡수하는 것이 목표다.

2014년 4월부터 '스마트픽(Smart Pick)' 서비스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스마트픽 서비스란 롯데닷컴, 엘롯데 등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백화점에서 직접 찾을 수 있도록 한 옴니채널 서비스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시공간의 제약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의 장점과 사이즈·색상에 따른 상품 교환, 수선 서비스 이용 등 오프라인 구매의 장점을 결합한 것이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국내 최초로 '픽업데스크'를 운영해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을 매장에서 찾아갈 수 있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보통신 기술 통해 펀(fun)하고 편리한 쇼핑 서비스

롯데백화점은 2016년 10월 분당점 식품 매장에서 백화점 업계 최초로 '스마트쇼퍼' 서비스를 도입했다. 롯데멤버스 회원이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쇼퍼 서비스는 고객이 식품 매장에서 카트나 바구니 없이 전용 단말기를 사용해 구매하고 싶은 상품의 바코드만 찍으면 쇼핑이 가능한 서비스다. 사용자도 점차 늘고 있다. 현재 일일 평균 약 50여 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이는 분당점에서 근거리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약 40% 수준이다. 현재 스마트쇼퍼 서비스는 내부 시스템 업데이트 중으로 4월 초 다시 오픈할 예정이다.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고객 체험형 매장도 눈에 띈다. 지난해 7월부터 본점에 국내 최초로 '3D 발사이즈 측정기'를 도입해 고객의 발사이즈를 3D 기술로 측정해 개별 고객에게 발 모양에 적합한 신발을 추천하거나 수제화를 제작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9월 본점에 '3D 가상 피팅 서비스'도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옷을 실제 입어보지 않아도 디지털 거울과 스마트폰을 활용해 옷을 입어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가상 체험을 통한 쇼핑이 가능해진 셈이다.

이외에도 분당점에서는 고객이 매장에서 다양한 쇼핑 정보를 손쉽고 재미있게 검색하는 서비스인 '스마트 테이블'과 쇼핑 중 선택한 신선식품 등을 냉장 보관할 수 있는 '스마트 라커' 등을 선보이며 스마트한 고객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①쇼핑 중 선택한 신선식품 등을 냉장 보관할 수 있는 롯데백화점 분당점의 ‘스마트 라커’. ②다양한 쇼핑 정보를 손쉽고 재미있게 검색하는 롯데백화점 분당점의 ‘스마트 테이블’. ③카트나 바구니 없이 전용 단말기를 사용해 상품의 바코드만 찍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롯데백화점 분당점의 ‘스마트쇼퍼’ 서비스.

◇모바일에서 오프라인 서비스·혜택 제공하는 앱도 선보여

롯데백화점은 지난 3월 2일 롯데 모바일 백화점 '모디(mo.D)'를 오픈했다. 모디는 롯데백화점이 2017년 첫 번째로 선보인 옴니채널 서비스로 백화점 오프라인 서비스를 모바일을 통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옴니채널형 쇼핑 애플리케이션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모바일 앱이 단순한 상품 판매에 그쳤다면, 모디는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모바일을 통해 매장에서 누릴 수 있는 서비스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며 "기존 옴니채널 서비스보다 한 단계 진보한 '옴니채널 2.0'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이 자주 방문하는 점포, 선호하는 브랜드, 구매 관심이 있는 상품 정보를 입력하면, 해당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을 추천한다. 또한 모디에 있는 채팅 앱을 활용하면 영업시간 내에 고객이 브랜드 매니저와 일대일 대화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각종 사은행사 참여 및 전자 할인 쿠폰도 모디로 지급받아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으며, 기존 종이 영수증이 아닌 전자 영수증을 발급받아 영수증을 쉽게 저장하고 조회할 수 있다. 모디는 현재 롯데백화점 수원·분당점, 롯데아울렛 광교·광주수완점에서 제공하며, 올 하반기까지 전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AI 서비스로 유통 업계 선두주자로 나설 것

지난해 1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그룹 계열사 대표들에게 4차 산업혁명과 AI(인공지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경영에 적극 반영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마케팅 부문 옴니채널 담당 산하에 'AI 태스크포스팀'을 신설하고 AI를 활용한 새로운 옴니채널 서비스 전략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첫 결과물은 자율 주행이 가능한 고객 서비스 로봇 '실봇(Silbot)' 배치다. 실봇은 높이 1m에 내비게이션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고객이 접근하면 환영 인사를 하고, 요일별로 새로운 멘트를 선보인다. 실봇의 주요 업무는 백화점 내 맛집 소개, 3D 가상 피팅 서비스 체험 유도, 외국인 고객 응대 서비스 등으로 다양하다. 오는 4월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픽업데스크에 배치될 예정이다.

김명구 롯데백화점 옴니채널 담당 임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스마트한 유통 환경 조성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고 관련 유통 업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롯데백화점의 강점인 다양한 유통 채널에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접목, 고객이 더욱 재밌고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새로운 쇼핑 환경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