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에 BIS 8% 규제도 조기 적용
3월 저축은행 가계대출 안 꺾이면 7월부터 시행
정부가 '숨겨진 가계부채'로 여겨지는 저축은행의 비(非)주택담보대출에 LTV(담보인정비율) 70%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3월에도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확대폭이 줄지 않으면 농·수·신협 상호금융에만 적용했던 LTV 규제를 통해 가계부채 증가를 막겠다는 것이다.
이는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자 저축은행의 땅·상가대출이 급증하는 풍선효과가 뚜렷이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비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은 1334조원의 가계부채에서 40% 이상을 차지해 집단대출의 5배에 달한다.
이 제도가 실행되면 자영업자들에게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출 받은 자영업자의 40%가 부동산 임대업자인데, 이중 상당수가 비주택 부동산 담보 대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상가ㆍ토지ㆍ오피스텔 등 비주택 부동산 담보가격은 주택보다 경기 변동에 민감하다. 장사는 안 되는데 금리는 오르고, 그게 자금 부족을 불러 빚이 늘어나는 악순환 조짐까지 보인다. 금융당국은 금리 상승기를 맞아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관리책을 준비해 왔다.
2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저축은행의 가계부채는 5083억원(영리목적 대출 제외) 가량 증가해 18조7932억원에 달한다. 1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2조888억원 감소한 것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증가세다. 작년 9월말(17조1919억원)과 비교하면 4개월만에 1조6000억원 넘게 늘었다.
저축은행 가계부채는 해마다 증가해 왔다. 2014년(10조2854억원), 2015년(13조6936억원) 등 연 20% 씩 늘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저축은행 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20% 넘는 고금리 대출에 50%에 달하는 충당금을 적립하는 방안을 오는 7월부터 시행키로 했고, 그래도 가계부채가 줄지 않으면 비주택담보대출에 대해 LTV 규제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저축은행 업계에 전달한 것. 지금까지 저축은행의 비주택담보대출은 LTV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비주택담보대출은 주택이 아닌 상가·토지·오피스텔 등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대출 수요가 수익형 부동산 등으로 옮아탔다. 비주택담보대출에 LTV 규제가 도입되면 5억원짜리 상가를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돈이 3억5000원으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자금 부족에 따른 추가 대출을 위해 고금리 2금융권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저축은행 가계대출 가운데 비주택담보대출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도 이같은 이유다.
하지만 최근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높아지는 등 수익형 부동산의 위험부담이 커지고 있다. 오피스 공실률은 2012년 8.9%에서 2016년 13%까지 올랐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도 같은 기간 9.2%에서 10.6%로 상승했다.
또 금융당국은 당초 내년 1월부터 적용할 예정이었던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에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은행 수준인 8%로 적용하는 규제안도 오는 7월로, 6개월 앞당겨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3월까지의 저축은행 가계부채 관리 상황, 충당금 적립 강화 조치의 지속 가능성을 보고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며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된다면 추가조치는 실제 실행에 옮겨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저축은행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사모펀드가 주주인 저축은행들은 경영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