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가 닭고기 가격을 올렸다가 하루 만에 철회했다.
이마트는 "지난 23일 전국 147개 전 점포에서 판매하는 백숙용 생닭(1㎏) 가격을 5980원으로 40일 만에 15% 올리겠다고 밝혔지만, 정부가 '인상 자제'를 협조 요청해 이를 수용했다"고 24일 밝혔다. 정부 측에서 "업계 1위가 가격을 인상하면 연쇄적인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가격 동결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정부의 판매 가격 개입이 옳은 것이냐'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지난 15일에도 가맹점 수 기준 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BBQ가 가격을 올리려 하자 세무조사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강하게 압박, 인상 계획을 철회시켰다. 최근 양배추 등 농산물뿐 아니라 화장품 등 전반적인 생필품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정부가 유독 닭고기 가격에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놓고 일각에서는 "닭고기(치킨)가 '국민 간식'이다 보니 정부가 보여주기식 행정을 하는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당초 이마트가 닭고기 가격을 인상하려 했던 것은 산지 가격인 '육계(肉鷄) 시세'가 지난 22일 1㎏당 1700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0%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그동안 소비자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다 겨우 올렸지만 결국 무산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식품부 관계자는 "육계 산지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을 한다고 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업체 측과 통화를 했다"면서 "가격을 내리라고 강제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치솟던 닭고기 가격이 최근 일주일 사이에 하락하고 있는데, 왜 가격을 올리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정부가 닭고기 유통 상황을 잘 모르고 있다"고 반박한다. 닭고기는 중간 가공납품업체(하림·마니커 등)가 존재해 산지 가격이 대형마트에 반영되기까지 최소 2주가 걸린다. 또 최근 닭고기 가격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하는 업계 관계자는 "최근 닭고기 가격이 오르자 농가에서 사육하는 닭을 잡아 시장에 내놓는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잠시 내려간 것"이라며 "그러나 AI로 살처분된 종계가 많아 사육하는 닭 자체가 줄어든 상황이라 전반적인 공급 물량이 부족, 추세적으로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판매자가 불공정 행위를 하지도 않았는데 가격을 인상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규제하는 것은 사실상 행정권 남용"이라며 "닭고기 시장 가격이 오르면 수입 등의 방법으로 공급을 늘려 가격을 낮춰야지 이 같은 식(세무조사 등)의 협박은 시장 논리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입력 2017.03.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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