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 시장은 나아지는데, 국내 경제는 회복이 더뎌 보입니다. 지금 변하지 않으면 0%대 성장으로 주저앉을 수도 있습니다."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찾은 박용만〈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서류 봉투를 들고 바쁘게 돌아다녔다. 이 서류 봉투에는 대한상의가 보수·진보학자 40여 명에게 자문하여 만든 '제19대 대선후보께 드리는 경제계 제언문'이 담겨 있었다. 국회 방문을 위해 미국 출장 중 급히 귀국한 그는 오전 11시부터 바른정당의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을 시작으로 우상호 더민주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거쳐 오후 2시 45분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까지 만나 '경제계 제언문'을 전달했다. 여기에는 '공정사회, 시장경제, 미래 번영'의 3대 틀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9가지 과제가 들어있다.

박 회장은 이날 정당 대표들과 만나면서 "대선 기간이 짧다 보니 후보들이 공약을 개발하고 그 공약을 갖고 소통해 국민의 피드백을 받을 시간이 부족하다"며 "시간이 없으니까 경제계가 먼저 화두를 던지자는 생각에 제언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정당 대표들은 "정치는 불확실성이 제거됐고, 경제도 패러다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심상정 대표), "탄핵 이후 경제가 흔들릴까 걱정했지만 큰 어려움은 없었다. 정치 일정을 조속히 끝내놓고 경제도 논의하자"(우상호 원내대표 ) 등의 반응을 내놨다.

박 회장은 이날 국회 일정을 마친 뒤 "옳고 그름에 대한 논의가 실종된 채 편 가르기에만 치중해 감정적으로 시장원칙이 훼손되는 법안이 남발되고 있다"며 "나중에 기업들이 심각한 부작용을 겪거나 국제 경쟁에서 손발이 묶이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우려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