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세텍에서 열린 2017 제39회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 예비창업자들이 각 프렌차이즈 안내소에 줄지어 서 각종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금융업 종사자 A씨는 3년 전 친지들과 함께 수도권 대학가 앞에 프랜차이즈 디저트 전문점을 차렸다. 인테리어 비용과 가맹비 등 초기 투자비로 4억원 가까이 들여 330㎡(100평) 넓이 2층 매장을 열었다. 주로 아르바이트 직원들과 친지에게 운영을 맡기고 가끔 들러 점포 상황을 점검하는 식으로 꾸려왔으나 초반과 달리 최근 매출이 기대에 못 미쳐 폐업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 컨설팅 회사에 다니는 B씨는 2년 전 1억원을 갖고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을 차렸다. 유명 브랜드에 고집하지 않고 직접 여러 군데 커피 맛을 본 다음, 가맹비나 매달 내야 하는 로열티가 적고 매장 면적이 크지 않아도 되는 곳을 골랐다. 입지나 유동 인구 등도 꼼꼼히 점검해 지금은 매장 직원을 따로 두면서 매달 200만~300만원 정도 순수익을 남기고 있다.

◇지난해는 주점(酒店) 창업이 강세

신한카드 트렌드 연구소가 가맹점 데이터를 바탕으로 2012~2016년 주요 업종 창·폐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는 전년 대비 주점(酒店) 창업이 144.8% 증가해 강세를 보였다. 음식점이나 맥줏집, 꼬치집 등을 다 합한 개념이다. 가맹점 창업 대표 종목인 치킨집은 7.9%로 상대적으로 창업 증가세가 저조했고, 분식집이 54.8%, 카페(커피 전문점 등)가 49.9%, 베이커리(도넛 전문점 포함)이 43.9%로 증가율이 높았다. 치킨집은 전체 프랜차이즈 가맹점 중 가장 숫자가 많기 때문에 이미 시장이 포화된 상태라는 지적이 많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낮다는 게 연구소 분석이다. 패스트푸드(피자 포함)는 -1.3%로 창업 시장에서 다소 관심이 식고 있는 중이다. 패스트푸드는 2015년에도 -2.9%를 기록, 2년 연속 감소세다. 최근 KFC가 KG그룹에 팔리는 과정에서 헐값 매각 논란이 이는 등 패스트푸드 시장은 '웰빙 푸드' 바람 등에 밀려 부진에서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창업 후 4년이 지난 시점에서 매장을 유지하고 있는가를 통해 보면 패스트푸드점이 76.0%로 가장 생존율이 높았다. 연구소는 "초기 투자비가 높아 쉽게 접을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주점 58.9%, 분식 50.9%, 베이커리 44.3%, 카페 42.1% 등이 뒤를 이었고, 치킨집이 30.2%로 생존율이 가장 낮았다.

◇창업 4년 뒤 절반만 살아남아

창업 전선에서 느끼는 고충은 20대나 60대나 다를 게 없다.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오래 버티는 연령대는 40~50대였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40~50대는 생계형 창업이 많기 때문"이라면서 "최근에는 창업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창업 후 4년 이상을 버티는 비율을 연령대별로 나눠보면 40대가 53%로 가장 높았고, 다음이 50대 52.6%, 30대 47.6%, 60대 44.3%, 20대 41.3% 순이었다. 이 기간 창업을 가장 많이 한 연령대도 40대였다. 전체 창업자 중 36.6%가 40대였고, 다음은 30대 26.9%, 50대 21.3%, 20대 11.2%, 60대 4.0% 등이었다. 하지만 전체 창업자 중 4년을 넘기는 비중은 49.8%로 절반은 이 사이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게 조사 결과다. 여전히 창업 전선이 녹록지 않다는 증거다.

업종별로 자세히 보면 치킨, 분식, 주점, 베이커리 등에서 40대 창업자 비율이 35~39%로 가장 높았으나, 카페는 30대 창업자(32.9%)가 40대(32.5%)를 앞질렀다. 20대가 가장 관심을 갖고 창업에 뛰어드는 업종은 카페(15.7%)였고, 50대는 분식(26.2%), 60대 이상도 분식(5.8%)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창업 후 1년도 채 되기 전에 폐업하는 비율은 연령대별로 나누면 20대가 17.2%로 가장 빨리 포기하는 편이었다. 전체적으론 1년 미만에 폐업하는 비율이 14.6%, 1~2년 미만 15.4%, 2~3년 미만 10.4%, 3~4년 미만 9.8% 순이었다. 강병호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처음 창업할 때는 커피전문점이나 치킨집 등 단순한 업종 선택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저가, 이색적인 소스나 부가 메뉴 등 디테일을 고민해야 실패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